▲오늘의 고민
성실하기로 소문난 김 대리가 갑자기 무단 결근을 했다. 최 팀장은 김 대리를 따로 불러 이유를 물었다. 업무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니 풀 데가 없어 충동적으로 그랬다고 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돼버린 직원들, 제대로 관리할 방법은 없을까?
▲오늘의 성공 스토리
충실하게 다이어트 식단을 지켜오다가 갑작스럽게 폭식을 하는 것처럼, 평소 지켜오던 것들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것을 일탈 행동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될까? 바로 라이선싱 효과 때문이다. 이는 정해진 일을 지켰으니 스스로 약간의 일탈을 허용하고자 하는 심리를 말한다. 회사 내에서도 이런 심리로 인한 일탈 행동이 종종 나타난다. 반복된 일상과 일에 지친 직원들이 무단결근이나 갑작스러운 퇴사 요구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로저 사우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는 ‘과감한 일탈도 받아줄 만큼 자유롭고 여유 있는 직장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참다가 제멋대로 일탈하게 만들지 말고, 회사 차원에서 먼저 일탈을 하도록 도와주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줄어서 갑작스러운 일탈 행동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틀에 박힌 일상에서 벗어나니 직원들의 창의력과 업무 몰입도도 높아진다. 그럼 대체 어떤 일탈을 허용해야 할까? 회사의 제한된 근무시간과 공간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그 답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광고회사 이노레드는 직원을 위해 다양한 일탈 제도를 만들었다. 먼저 아침 9시부터 6시라는 반복되는 근무 ‘시간’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하루쯤은 늦게 출근하고 싶다는 생각을 지각 데이를 마련해 현실로 만들었다. 한 달에 한 번 쓸 수 있는 이 지각데이에는 문자 한 통만 보내면 최장 두 시간까지 공식적으로 지각이 허용된다. 또 매주 금요일 ‘프런치데이(Friday+Lunch)’에는 직원들이 두 시간 동안 여유롭게 점심시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직장인들이 무엇보다 바라는 일탈은 일찍 퇴근하는 것일 것이다. 그래서 이노레드는 ‘소셜퇴근’으로 조기퇴근 기회도 줬다. 직원들이 이노레드의 페이스북 팬 페이지에 재미있는 영상을 생중계하고, 이걸 본 사람들이 1만개의 ‘라이크’를 누르면 즉시 퇴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비록 조기퇴근에는 실패했지만 직원들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고, 또 이 이벤트가 SNS에서 빠르게 공유되면서 입소문 효과도 얻었다. 이외에도 이노레드는 판에 박힌 ‘장소’를 벗어나는 일탈도 했다. 3개월에 한 번 영화관으로 출근하는 시네마데이나, 날씨가 좋은 날엔 어디로든 훌쩍 떠나는 게릴라 소풍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이노레드의 일탈은 들인 비용에 비해 직원 만족도가 높았다. 회사평가 사이트인 잡플래닛에서 이노레드는 직장추천지수는 5.0만점에 4.4점을 기록하며 이를 증명하고 있다. 덕분에 인재가 모여들어 한국에서 광고부문으로 가장 상을 많이 받는 회사가 될 수 있었다. 또 전 세계 53개국에 콘텐츠를 수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일본에서 정보기술부터 음식업까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 카약은 ‘장소’ 일탈에 집중했다. 이 회사는 원래 ‘24시간 놀고 24시간 일하자’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독특한 사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여행하는 지사’ 제도가 특히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 제도는 멀리 떠나고 싶은 직원들의 일탈욕구를 현실로 만든 것이다. 이 회사 대표는 “전체 직원이 닭장의 닭처럼 빽빽한 고층빌딩에 앉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인터넷과 의지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으니 직원들을 떠나게 해주라고 한다. 그래서 이 회사는 1년에 3개월 정도씩 국내나 해외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했다. 해외에는 하와이, 이탈리아, 베트남 등에 사무실을 설치했다. 직원들은 돌아가면서 해외 지사로 떠났고, 길게는 한 달까지 머무르기도 했다. 직원들이 일탈을 즐기며 즐겁게 일하게 해주자 성과도 쑥쑥 올랐다. 카약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2013년에는 매출 28억200만엔을 훌쩍 넘겼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직원들이 반복되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호소해 고민하고 있나? 이노레드와 카약처럼 직원들이 꿈꾸는 사소한 일탈을 가끔 허용해 주자. 정당한 일탈로 재충전해서 돌아와 다시 성과를 내는 직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리=조은실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