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조업이 기존 가격·물량에서 질적 경쟁력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방향으로 제조업 혁신을 추진 중이어서 한발 앞선 기술개발과 차별화 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산업연구원(KIET 원장 김도훈)이 내놓은 ‘제조강국으로 도약하는 중국’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발표하고 제조업 고도화에 착수했다.
중국제조 2025는 향후 30년간 제조업 발전 전략을 담았다. 2025년 제조업 수준을 독일·일본 단계로 높여 세계 2강 대열에 진입하고, 2035~2049년 제조업 1강으로 올라서는 것이 목표다.
중국은 일정 규모 이상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지출 비중을 2013년 0.88%에서 2025년 1.68%로 높인다. 주요 제조·공정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한 지능형생산시스템(IMS)을 구축한다. 차세대 정보기술, 신소재, 바이오의약 등 10대 핵심산업을 지정해 집중 육성한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량 확대에 치중했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명품화를 꾀한다.
중국제조 2025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제조업 혁신 3.0’과 유사하다. 한국 역시 IT를 융합한 스마트공장 보급에 힘쓰고 있다. 중국 10대 핵심산업 육성은 우리의 스마트 융합제품 조기 가시화와 맞닿는다.
우리에게 가장 위협적인 변화는 중국이 질적 경쟁력 향상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다. 중국은 과거 낮은 요소비용을 기반으로 물량 공세를 펼쳤다. 우리 제조업이 저가·범용 제품 시장 주도권은 중국에 빼앗겼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제품 분야에서는 우위를 누렸다.
중국이 기술·품질 향상에 주안점을 두면 한·중 경쟁구도가 질적 경쟁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KIET는 전망했다. 이미 전체적으로 중국 제조업과 격차가 축소되는 상황이다.
KIET는 우리 정부와 제조기업이 차별화된 스마트 융합제품을 지속 개발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소재부품을 국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품목 차원뿐 아니라 품목 내에서 기능·품질을 차별화할 것을 주문했다.
KIET는 중국제조 2025 전략을 우리 제조업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국 기업이 중국 제조방식 혁신과 핵심산업 육성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한국과 중국 제조업 발전 전략 비교 <자료:산업연구원·산업통상자원부>>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