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먹방과 공유경제](https://img.etnews.com/photonews/1506/696769_20150618154338_703_0001.jpg)
먹는 방송, ‘먹방’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케이블이나 종편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지상파 방송에서도 먹방은 가장 핫(Hot)한 소재다. 높은 시청률과 함께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 채널을 돌릴 때마다 관련 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방송되자마자 바로 다음날 인터넷엔 방송된 요리를 해봤다는 블로그 글과 사진이 올라올 정도다.
먹방이 인기를 얻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새롭고 다양한 요리에 관심이 높아졌다. 먹는 것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는 분석도 있다. 막연했던 요리 레시피를 방송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또 요리프로그램이 오락·예능화하면서 시청자 층을 넓혔다.
먹방이 인기를 얻으면서 방송에 출연한 셰프는 연예인급 인기를 누린다. 과거 셰프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직업이었다. 그러나 먹방이 인기를 얻으면서 학생들이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외식업체 대표이자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가 누리는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채널을 넘나들며 다양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시청자와 끊임없이 소통을 시도하는 것과 아저씨 같은 소탈함이 인기 비결이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정보공유 정신이다. 간단하게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비법을 서슴없이 공개한다. ‘비법은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상식을 벗어 던졌다. 그런 점에서 그는 혁신가다.
현대사회는 소유의 시대에서 공유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산업 시대는 소유의 시대였다. 남을 배제하고 어떻게든 독점하는 사람이 시장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변화와 혁신이 빠르게 이뤄지는 시대에 소유에 집착하는 것은 여러 모로 불리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소유로 인해 지워지는 비용과 책임은 크다. 소유하기보다는 기존 재화와 서비스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고 나눠 쓰는 게 낫다. 이른바 ‘공유경제(Sharing Economy)’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최소 자원을 사용해 최소 비용으로 생산하고 최소 비용으로 재분배하는 공유경제 도래를 역설했다. 인류 경제활동이 점차 ‘소유(Ownership)’에서 ‘접속(Accessibility)’으로 중심이 바뀔 것이라고 예견했다. 유형 재산은 경제적 주도권을 잃고 변방으로 밀려나는 반면에 무형 재산은 접속에 기반을 둔 새로운 주역으로 급격히 부상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공유경제에 바탕을 둔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인 ‘우버’나 숙박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와 같이 공유경제 개념을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현재 우버의 기업 가치는 약 500억달러로 평가된다. 스타트업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에어비앤비는 거대 호텔 업체를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현재 190여개 나라 3만4000여 도시로 확산됐고 누적 여행객은 1500만명에 이른다. 기업가치는 240억달러를 돌파했다. 대형 호텔 체인점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보다 높은 금액이다.
공유경제 시대에 힘은 집단지성에서 나온다. 아이디어를 공개하고 공유함으로써 혁신이 만들어진다. 정보와 아이디어를 배타적으로 독점하는 자가 공유에 익숙한 집단지성의 힘을 이길 수 없다. 앞으로 집단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진 자가 시장을 주도한다.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의 매체를 활용해 소액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크라우드펀딩이 대표적이다. 모든 것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도 공유경제를 더욱 앞당길 것이다.
새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한 기업은 먹방 인기를 분석해야 한다. 기업 미래를 위한 혁신 비결이 먹방에 담겨 있다.
정책팀장=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