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 스타트업, 사물인터넷 틈새시장에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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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활약하는 일본 제조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닛케이신문은 참신한 발상으로 하드웨어와 통신 기능을 결합한 일본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신개념 사물인터넷 상품을 앞세워 시장개척에 나섰다. 스마트폰으로 현관 열쇠를 대신하는 기기나 원하는 풍경을 선택해 볼 수 있는 창문형 디스플레이 제품까지 다양하다.

`아케룬` 제품 이미지
`아케룬` 제품 이미지

일본 도쿄에서 창업한 포토신스는 스마트폰으로 문을 잠그고 열 수 있는 스마트락 ‘아케룬’을 개발했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잠금 해제키를 인증한다. 잠금 권한은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생성할 수 있고 키는 이메일이나 라인 메신저로 주고받을 수 있다. 시간을 한정해서 권한을 줄 수도 있어 가족뿐 아니라 집이나 사무실을 공유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제품은 문을 여닫은 이력을 기록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독거노인이나 어린이 등 외출 정보를 전용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기 판매를 넘어 일본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손잡고 호텔용 시스템 개발에도 나섰다. 호텔 체크인 시 직접 열쇠를 전달받지 않아도 바로 애플리케이션으로 문을 열 수 있고 호텔 역시 투숙 여부를 원격으로 확인 가능하다.

가와세 코타 포토신스 사장은 “소프트웨어에 따라 기기 판매 이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부동산 정보 사이트와 집을 보러 다니는데 쓸 수 있는 시스템 등도 개발 중이다.

`애트모프 윈도우` 이미지
`애트모프 윈도우` 이미지

스타트업 애트모프는 고화질 디스플레이를 창문처럼 부착할 수 있는 창문형 디스플레이 ‘애트모프 윈도우’를 개발했다. 지난달 세계 최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자금 모금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16만달러를 모았다. 기존 목표인 10만달러를 상회하는 금액이다. 공개 이후 테크크런치 등 주요 외신이 주목한 제품에 뽑히며 인기를 얻었다.

애트모프 윈도우는 4K 27인치 디스플레이를 창틀에 끼운 형태로 제공한다. 제품은 32기가바이트 저장 용량과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지원해 스마트폰이나 애플워치 등으로 원하는 풍경 이미지를 선택해 재생한다. 창문형태로 제품 여러개를 사용해 더 크고 넓은 이미지도 배치 가능하다.

제품은 일본 도쿄,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 주요 도시에서 실시간으로 스트리밍되는 풍경도 전달받아 재생할 수 있다. 마치 방안에 앉아있어도 뉴욕 타임스퀘어 앞 건물에 있는 것 같은 가상 경험을 제공한다. 회사는 제품 판매 이후에는 영상 유료 서비스를 시작해 부가 수익을 높일 계획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200개 이상 영상을 구입할 수 있는 스토어도 구축 중이다.

세레보는 여러 카메라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조작해 무선 네크워크로 전달하는 제품 등을 판매 중이다. 3차원(D) 프린터를 활용해 신제품 개발을 시작한 지 반년에서 1년 만에 곧바로 상용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사 타쿠마 세레보 최고경영자(CEO)는 “대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모든 속도를 높일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 `슬러시 아시아` 전경
지난 4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타트업 행사 `슬러시 아시아` 전경

업계는 일본 제조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이유가 보다 여유로운 자금 모금과 공유 인프라가 구축됐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자금력이 없는 스타트업도 제조 산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일본은 최근 스타트업이 입주할 수 있는 공유 사무실이 늘었다. 이달 초 문을 연 도쿄 스타트업 공유사무실 ‘쉽(SHIP)’이나 지난해 설립된 ‘코일(KOIL)’ 등이 대표적이다. 3D 프린터와 레이저커터 등 제조 장비를 함께 쓸 수 있어 창업자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 밖에 제조 스타트업을 위한 이벤트도 활발하다. 지난달에는 허브도쿄 행사가 이달에는 아마존 자회사가 일본 주요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시장조사업체 IDC 재팬은 일본 사물인터넷 매출 규모가 오는 2019년 16조4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제조 스타트업은 개인분야 사물인터넷 산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