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제 기술규제 대응 강화…내달 민관협의회 발족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15년 제2차 WTO TBT위원회 주요 논의 현황

세계 무역 비관세장벽으로 꼽히는 기술규제가 강화되면서 우리 정부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신규 기술규제 도입국에 이의를 제기하고, 다음달 민관 합동 기술규제 협의회를 꾸린다.

24일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5년 제2차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중국·칠레·에콰도르 등에 규제 철회·변경 등을 요구했다.

정부는 TBT위원회에서 중국 리튬이온전지 안전 규제, 의료기기 감독관리 조례에 우리 측 의견을 전달했다. 배터리 안전 시험방법이 국제표준에 부합하지 않아 일치화를 요청했다. 의료기기 등록시 국제공인시험성적서를 인정하지 않고 제조국 제조판매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성적서 인정과 제출 면제를 제안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규제당국에 전달 후 관련 내용을 회신하기로 했다.

칠레 TV 에너지효율 시험검사 규제도 관심 현안으로 나왔다. 칠레는 이달 시행하는 TV 에너지효율 시험검사 기준을 표준화면으로 규정했다. 한국 TV기업은 친환경모드가 아닌 표준화면으로 측정시 에너지 효율이 낮게 나온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정부는 칠레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 시험방법을 친환경모드로 바꾸기로 했다.

정부는 에콰도르 LED 조명 기준에도 대응했다. 에콰도르는 11월부터 LED모듈·등기구·램프 강제인증을 시행할 예정이다. 우리 측은 수명시험에 최소 6000시간 이상 걸린다는 점을 들어 1년 이상 시행유예를 에콰도르에 요청했다. 에콰도르는 기준 공표를 내년 6월로 연기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 가전제품 에너지 효율 인증서 갱신 신청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리고, 인도 이차전지 안전규제 시행일 유예 등도 함께 요청했다.

TBT는 국제 무역에서 불필요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차별적인 기술 규정이다. 무관세화에 기반한 자유무역협정(FTA)이 확산되고 있지만 TBT를 활용한 비관세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과거에는 미국과 EU 등 선진국이 기술규제를 도입했지만 최근에는 신흥·개도국이 자국 시장과 산업 보호 차원에서 TBT를 확대하는 추세다.

중국·중동·중남미 등으로 수출을 늘리려는 우리나라로서는 효과적인 TBT 대응이 FTA 활용 못지 않은 새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가 한 해 세 차례 열리는 TBT위원회 정례회의 때마다 강력 대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에서만 8개국과 기술규제 16건을 논의했다. 답변을 못받은 사안은 상대국 규제 당국자와 직접 협의하거나 미국·EU 등 관련 국가와 공조해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는 국표원을 중심으로 TBT 대응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다음달 국표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미래창조과학부 등 관계 부처와 민간전문가로 ‘TBT 민·관협의회’를 구성한다.

국표원은 “부처 공조와 민·관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며 “수출기업 애로를 적극 해소하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자료:국가기술표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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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