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지털 마케팅 시장이 급성장세를 타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주춤하다. 정보기술(IT) 발전으로 디지털 마케팅 중요성은 인식하지만 관련 서비스와 인력 도입은 망설이는 상황이다. 디지털 마케팅 타깃 설정과 성과 측정이 어렵다는 평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디지털 마케팅 활용이 해외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한국어도비시스템즈 관계자는 “디지털 마케팅 지원을 위한 마케팅 클라우드 서비스 성장 속도가 기존 포토숍 등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성장 속도를 앞질렀다”며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했지만 국내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고 밝혔다. 한국어도비는 올 초 제일기획과 디지털 마케팅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국내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어도비가 최근 최고마케팅경영자(CMO)위원회와 함께 조사한 결과, 국내 마케팅 담당자 20% 정도만 ‘디지털 마케팅이 기업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응답했다. 호주(35%)·싱가포르(38%) 등 선진국에는 크게 밑도는 수치다.
‘디지털이 거래량과 매출, 이윤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6%에 불과했다. 아태 국가(평균 21%) 가운데 가장 낮은 응답 비율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디지털 마케팅 성과 측정 어려움을 지적했다. 시장이 쉽게 문을 열지 않는 이유다. 오재철 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디지털 마케팅은 계획·행동·측정·개선 단계가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며 “우리 시장은 계획·행동 단계서는 좋은 성과를 보이지만 디지털 마케팅 측정은 상대적으로 약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된 디지털 마케팅 성과 측정이 가능해야 마케팅 개선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한국어도비도 “수익성·성장을 마케팅 성과 측정 지표로 활용하는 마케팅 담당자가 디지털 지원 확대에 보다 성공적이였다”며 “국내 디지털 마케팅 담당자도 디지털 마케팅 투자 확대를 위해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지표를 측정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마케팅 타깃층이 실제 기업 성과로 연결되는지도 의문이다. 오 대표는 “디지털 마케팅 주요 타깃층이 젊은 세대”라며 “기존 마케팅 타깃층보다 구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주 타깃층 구매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인력 확보도 시급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디지털 마케팅의 전문성을 높이고 기업수익 확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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