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 ‘이중과세 문제’ 우회 활로 찾아…문화부, 별도 지원안 고민

게임 수출 시 걸림돌이 됐던 ‘이중과세’ 문제를 업계가 우회전략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 업계 과세 부담을 줄이고 수출을 활성화 하기 위한 별도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

2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게임업체 이중과세 관련 문제 제기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까지 정부에 수차례 개선을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기업이 스스로 계약 형태를 변경해 과세 부담을 덜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게임 수출 시에는 보통 국내 개발사, 유통사, 중국 유통사 3개 기업이 협력한다. 영세한 국내 개발사가 유통망을 확보하기 힘들어 국내 유통사에 수출을 맡기고 국내 유통사가 다시 중국 유통사와 거래하는 형태다.

이중과세는 2012년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내 유통사 수출액 중 국내 개발사에 배분하는 부분을 ‘국외원천소득’으로 인정받지 못해 불거진 문제다. 정부는 수출 시 벌어들이는 소득에 해외와 국내에서 이중과세하지 않도록 ‘외국납부세액’을 공제한다. 외국에서 세금을 냈으면 국내에서는 안 내도 된다는 의미다. 외국납부세액 공제는 국외원천소득에 비례해 커지는데 2012년 법인세법 개정으로 국외원천소득이 줄어 공제가 축소된 것이다.

게임 업계는 정부가 게임 수출 구조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아 이중과세를 하는 셈이라고 반발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업계 의견을 수렴해 지난해 이 문제를 기획재정부에 정식 건의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기재부와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특정 업종에만 법을 다르게 적용할 수 없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도 개선이 요원하자 게임 업계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았다. 국내 개발사가 국내 유통사뿐만 아니라 중국 유통사와도 계약을 맺어 수출액 전체를 국외원천소득으로 인정받는 식이다. 계약 형태가 다를 뿐 수출 방식은 종전과 비슷하다. 일부 국내 개발사는 국내 유통사를 거치지 않는 직접수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재부가 이중과세 문제는 수용하지 않는 대신 게임을 신성장동력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대상기술에 포함시켜 혜택을 확대했다”며 “게임 업체는 합법적 방법을 찾아 과세 부담을 줄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반대가 확고해 문화부도 다른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개발사의 직접수출 확대를 장려하는 등 활발한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중남미·중동·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고 지역별 시장정보를 바탕으로 진출 전략을 수립해 수출을 도울 방침이다.

문화부 관계자는 “국내 유통사를 거치지 않는 수출 등 별도 지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다른 부처와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