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쉬와 콘티넨탈은 모두 120년이 넘은 기업으로, 자동차 기술 개발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 보쉬가 설립된 1886년은 칼 벤츠가 세계 최초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만든 해다. 콘티넨탈은 이보다 앞선 1871년 고무 업체로 출발했다. 이들은 전통과 함께 혁신을 주도하는 연구개발과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자동차 부품 시장을 주도한다.
보쉬 전략은 전통적인 강점을 극대화하고, 신기술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전통적인 강점은 내연기관 기술이다. 고압 가솔린연료직분사(GDI)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글로벌 시장 60%가량을 점유한다. 디젤 커먼레일직분사시스템(CRS) 역시 최고 수준 기술을 보유했다.
전기차와 스마트카 시대 전환에 대비하지만 핵심 기술 역량은 포기하지 않는다. 연료 직분사 핵심 부품인 고압 인젝터 분사 압력을 한계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파워트레인 전기화 핵심이 연료 효율 향상, 탄소 배출량 감축인 점을 고려하면 내연기관 효율 향상은 필수다.
과감한 투자로 미래 자동차 기술 기업 전환에도 성공했다. 모빌리티사업부문 총 직원 20만5000명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3만9500명이다. 보쉬그룹은 지난해 49억유로를 R&D에 투자했다. 매출의 10% 규모다. 올해도 신규 채용 인력의 4분의 3가량을 R&D 인력으로 채울 계획이다.
과감한 투자는 혁신으로 이어졌다. 자율주행차 기반인 ADAS용 센서 생산은 지난해 5000만 개를 돌파해 올해 1억개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보쉬가 미래 자동차 기술 핵심으로 꼽는 ‘연결성’은 파일럿 단계를 넘어섰다. 보쉬는 차량 전자제어장치(ECU) 정보와 운전 습관을 수집해 정비소 예약, 연료 절감을 돕는 서비스 대상 차량을 20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콘티넨탈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으로 타이어 업체에서 첨단 자동차 부품업체로 진화했다. 1898년부터 자동차 타이어를 생산한 후 1990년대 중반부터 제동 시스템과 엔진 부품 등 핵심 부품 시장에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자국 내 부품업체는 물론이고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모토로라 전장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등 외부 혁신 역량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적극적인 인수합병은 지금도 계속된다. 최근 차량용 SW 업체 일렉트로비트 인수에 6억달러를 투자했다.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위한 SW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엘마 데겐하트 콘티넨탈 회장은 “일렉트로비트 인수는 콘티넨탈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결단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연구개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콘티넨탈은 지난해 전체 매출 6%가 넘는 21억유로를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27개국 127개에 달하는 전 세계 연구개발 거점을 통한 혁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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