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가 한국에 진출하면 삼성페이와 진검승부가 불가피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라이벌로 불리는 두 제조사가 이번엔 모바일 결제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하지만 애플페이가 한국에 진입하기 위해 선결 과제가 남아있다. 미국과 결제 정산 시스템이 다르고 NFC기반 결제 인프라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일부 카드사가 비접촉 기반 결제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지만 기존 카드 가맹점 대비 2~3% 수준에 불과하다. 인프라 투자와 미국에 없는 ‘밴(VAN)’ 시스템을 어떻게 연동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실제 애플과 접촉했던 국내 금융사 관계자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한국 밴 정산시스템 존재를 애플에서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모바일 결제가 세계적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고 한국이 모바일결제 테스트베드로 떠오르면서 중국에 이어 아시아 중간기지로 한국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최근 중국에 애플페이 안착을 위해 애플페이 상용화 ‘전문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련, 알리페이 등 현지 기업과 다각적 협력체제 구축에 돌입했다.
애플페이 영향력은 막대하다. 아이폰 사용자가 많은 점, NFC기반 결제 인프라가 최근 급속히 늘어난다는 점이 강점이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애플페이가 국내 성공을 위한 열쇠는 국내 카드사, 밴사업자, PG사 등과 원활하게 제휴하고 얼마나 빠르게 NFC 단말기가 보급되느냐에 달렸다”며 “NFC 인프라가 확충된다면 애플페이는 높은 보안수준과 충성도 높은 애플 고객층을 기반으로 좋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페이와 한판 승부도 예상된다. 애플이 한국 진출을 확정한 건 아니지만 국내 금융사와 접촉해 시스템을 점검한 것은 중국에 이어 한국을 애플페이 영토안으로 편입시키려는 목적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삼성페이 MST(NFC 일부 호환)방식과 애플페이 NFC 전용 방식의 플랫폼 경쟁이 현실로 다가왔다.
NFC결제 진영을 꾸린 국내 금융사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과 협의 후, 애플페이를 한국에 진입시키기 위해 국내 밴사와 조만간 시스템 연동 문제에 대해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해결과제인 토큰화방식 도입, 결제 단말기 투자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비자카드도 애플페이와 협력에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그럴 경우 중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지역에 범NFC진영이 구축된다.
애플페이 움직임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다.
결제 수수료 문제와 인프라 문제는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사안이라 애플페이가 실제 한국에 진출하려면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다.
<[표]삼성 페이 VS 애플 페이 VS 안드로이드 페이 현황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