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회사 설립 때부터 ‘고객은 왕’이라며, 직원들에게 무조건적 헌신을 강조한 A사 나 사장. 처음에는 고객 만족도도 높고 매출이 계속 오르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자 하나 둘씩 문제가 생겼다. 고객들 요구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지친 직원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객 만족도까지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A사는 여전히 고객 최우선주의를 외치며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데 대체 뭐가 문제일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많은 기업이 성공을 위한 제1 원칙으로 ‘고객 만족 경영’을 외친다. 그런데 아시아 최고의 IT기업 HCLT의 CEO 비니트 나야르는 정반대의 의견을 내세운다. “직원을 최우선으로 대하면 고객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며 경영 전반에서 직원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경영진이 직원을 존중하며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직원이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된다는 것이다.
직원 우선주의를 실현하고 있는 사례를 살펴보자. 앞의 고민상황 속 A사는 일본의 IT벤처회사 EC스튜디오 이야기다. 2004년 설립 당시 야마모토 도시유키 대표는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두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덕분에 고객이 늘고 회사도 급격히 성장했지만 직원들이 하나 둘 회사를 떠나갔다. 심지어 설립 때부터 함께한 사원까지 사표를 내며 진통을 겪었다. 이후, EC스튜디오는 경영이념을 ‘직원 제일주의’로 바꾸고 직원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우선, 업무환경을 철저히 직원 만족에 맞췄다. 직원 피로도와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해 방문 및 전화 영업을 없애고 모든 소통은 온라인으로 하도록 했다. 간혹 있는 오프라인 미팅에서도 상대 기업이나 고객이 갑의 지위를 이용해 직원을 괴롭히면 더 이상 거래를 하지 않았다. 거래하는 기업이 EC스튜디오 경영이념에 공감하지 않으면 수익성이 아무리 높아도 거래를 중단한다. 또 단 한 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서 성과가 낮은 직원의 강점과 적성을 고려한 신규부서까지 만들었다.
경영이념을 바꾼 이후, EC스튜디오는 일본 내 직원 만족도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 2년 연속 선정되고 이직률이 업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2012년 연 매출 10억엔을 넘어서며 매년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직원 1인당 3000만엔의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 기업평판 조사에서 아마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식품 소매업체 웨그먼스도 “직원 먼저, 고객은 다음”이라는 경영원칙을 갖고 있다. 대니 웨그먼 웨그먼스 CEO는 자기 동네에도 웨그먼스 가게를 열어달라는 지역 주민들 청탁 메일을 하루에도 수십 통씩 받지만 신규점포 출점을 결정할 때 직원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가족 같은 직원들이 보람과 기쁨을 느끼는 일터를 유지할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체크하는 것이다. 또 직원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 교육 및 자기계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가령 와인을 판매하는 직원은 와인 산지를 견학하고 프랑스나 이탈리아 현지에 가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한다. 직원 한 사람을 교육하는 데 동종업계 타 기업들보다 두 배나 많은 4000달러를 쓸 정도다. 이렇게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주어진 매뉴얼이 아닌, 자신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더 진정성 있게 고객을 대하게 되었다.
직원 행복은 고객 만족과 높은 매출로 이어졌다. 웨그먼스는 2014년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 최고점을 기록했고 면적당 매출도 업계 평균보다 무려 50%나 높은 결과를 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고객 만족만을 최고로 여기고 있진 않은가?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인 직원들을 왕처럼 최고로 대우해보자. 행복한 젖소가 양질의 우유를 생산하듯이 존중 받고 행복한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을 확실히 이끌 것이다.
정리=박보경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