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시장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3년 기준 세계게임 시장에서 6.3% 점유율을 가졌다. 매출액 기준 온라인게임 시장은 21.3%, 모바일게임 시장은 11.6%를 점했다.
한국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게임을 만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는 전체 시장에서 80~90%를 포기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최근 대부분 게임사는 모두 글로벌 시장을 표방해 게임을 만든다.
◇떨어지는 수출 성장률…시장은 커지는데 들어갈 틈은 좁다
우리나라 게임 수출액은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성장률은 급격히 줄었다.
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게임 수출액은 2011년 약 23억7800달러로 전 해에 비해 48.1% 늘어난 이후 2012년부터 성장률이 계속 줄었다. 지난해 게임산업 수출액 예상 증가율은 1.5%에 그쳤다.
국산게임 해외진출이 줄어드는 것은 주요 수출국 상황과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 게임 수출 50% 이상은 중국과 일본을 대상으로 이뤄지는데 이 비중이 점점 줄고 있다. 2012년 38.6%를 차지했던 중국 수출 비중은 2013년 33.4%로 떨어졌고 26.7%였던 일본 수출 비중은 2013년 20.8%로 줄었다.
북미, 유럽 등 수출 비중이 늘었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기존 주요 수출국에서 올리는 매출이 줄어든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수년 전 진출해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게임들이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신규로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게임도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9년부터 자국산업보호를 위해 외산 게임 판호를 제한하는 정책을 펼쳤다. 각종 조사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중국 내 중국산 게임 비중은 60~70% 정도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다행스러운 것은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공 사례가 나온다는 점이다. 컴투스가 만든 ‘서머너즈워’는 지난해 6월 글로벌 시장 출시 이후 25개국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1위에 올랐다. 애플 앱스토어 93개국, 구글플레이 84개국에서 매출 순위 톱(TOP) 10에 진입하는 등 세계 전역에서 흥행한 것이다.
앱애니와 IDC가 공동으로 발표한 ‘게임 스포트라이트 1H15’에 따르면 2015년 1분기 기준으로 ‘모두의 마블’ 글로벌 누적 매출이 4000억원을 기록하며 애플 앱스토어 통합 모바일게임 매출 10위에 올랐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흥행한 덕분이다.
◇“아시아권 중심으로 이머징마켓 잡아야”
윤형섭 상명대 게임학과 교수는 “아직 스마트폰 보급이 덜 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이머징마켓을 선점해야 수출 활로를 뚫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미, 유럽 등 시장도 중요하지만 문화, 지리적 배경이 비슷한 아시아 신흥 시장에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실제로 2013년 국내게임 수출지역 중 중국, 일본에 이은 세 번째 시장이 동남아(18.8%)였다. 모바일게임에서는 2012년 2.3%에 불과했던 동남아 비중이 2013년 22.6%로 크게 늘었다.
이 시장 최대 경쟁자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최근 1~2년 간 현지 통신사를 통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베트남 진출을 타진 중인 한 게임사 관계자는 “낮은 용량, 간단한 조작 등 중국 내에서 흥행한 모바일게임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며 “화교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언어장벽도 크지 않아 빠르게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게임은 중국게임에 비해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현지화 작업에 조금 더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동시에 글로벌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2000년대 중반 중국에 진출했던 게임사 한 대표는 “게임 개발, 문화에서 앞서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해 우리 의견만 고집하면 큰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에서 옳은 방식이 그 나라에서 틀릴 수 있다는 것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는 다른 국가에 대한 관심이 가장 기본”이라며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고 그들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작은 것부터 하나씩 경험해가며 현지의 흥미로운 가능성들을 발굴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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