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반기 소비심리 살려야 한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와 수출부진으로 상반기 내수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롯데하이마트와 삼성전자판매, LG하이프라자, 전자랜드 4개 가전유통전문회사 상반기 매출은 3조529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7% 하락했다. 메르스가 기승을 부린 6월 4개사 매출은 11~16%씩 급감할 정도로 내수 가전 판매에 직격탄이 됐다.

내수 침체 장기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사태로 식어버린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였던 소비심리가 메르스로 사그라들었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도 무용지물이었다.

문제는 하반기다. 하반기도 상반기처럼 내수위축이 계속된다면 우리 경제체질이 극도로 악화할 우려가 있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경제성장률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성장 기여도는 1960년대 6.6%포인트(P)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0년대 0%P대로 악화했다. 경제 성장률도 1% 전후의 저성장세가 이어졌다. 우리나라 처지도 비슷하다. 우리나라 소비 성장 기여도는 1960년대 6.3%P에서 2010∼2014년 1.8%P까지 떨어졌고, 경제성장률도 3%대 후반이 됐다.

일본은 국내 투자와 고용이 부진하면서 국내 소득 증가세 둔화, 경제주체 심리 악화로 이어졌고 인구 고령화 문제까지 겹쳐 경제가 장기 침체 늪에 빠졌다. 우리나라도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 엔진이 꺼지면서 투자위축, 소득감소, 소비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소비심리를 살리는 데 맞춰야 한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총 12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을 준비 중이다. 추경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신속한 집행이 중요하다. 한국경제가 장기침체 늪에 빠지지 않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