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등 국제 공동 연구진, 김치유산균 항바이러스 효과 최초로 입증

김치유산균이 메르스가 속한 코로나바이러스 패밀리 및 신종플루(인플루엔자) 등 바이러스성 질병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남대 산하연구기관인 맞춤의료연구단(단장 박용하 생명공학부 교수)은 김치에서 추출한 유산균이 코로나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및 병원성세균질환에 대해 광범위한 예방 및 치료 효과가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박용하 교수
박용하 교수

국제공동 산학연 컨소시엄 연구팀은 박용하 영남대 교수와 리옹 말레이시아 USM대학 교수, 다국적기업 3M, 동물실험기업 테로카자야 및 한국 유산균전문기업 프로바이오닉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지난 1년간 김치유산균 가축(닭) 대체 항생제 사료 연구과제를 수행해왔다. 그 결과 김치유산균 중 ‘락토바칠러스 사케이 프로바이오 65’ 균주가 항생제 남용 논란 소지가 있는 기존 가축사료 내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해냈다.

이와 함께 대덕연구단지 인근 양돈농장 및 영남대 등에서 동물 코로나바이러스(PED-CoV)에 감염된 엄마돼지 2000두를 대상으로 이번 균주를 투입한 결과, 일주일 만에 100% 회복한 임상실험결과도 얻어냈다.

김치유산균이 동물이 섭취하면 점막에서 혈액 내 항체인 아이지에이(IgA)를 일차적으로 분비시키고 이를 통해 바이러스 공격으로부터 숙주를 방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방지한다는 메커니즘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박 교수와 세인즈 말레이시아대학(USM) 오스만(Osman) 총장 공동기자회견에서 발표돼 말레이시아 국영 TV에 소개되기도 했다. 박 교수와 공동연구팀은 이달 8일부터 나흘간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유산균학회’에서도 이번 연구결과 일부를 발표한다.

박용하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 및 인플루엔자 질환 그리고 아토피와 같은 면역질환을 동시에 다스릴 수 있는 새로운 신약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며 “향후 김치가 헬스푸드로서 세계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지난 30여년간 유산균 연구를 수행해 온 권위자로, 2000년에는 신종 김치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김치(L. kimchii)’를 세계 최초로 국제학계에 보고하기도 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