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자동차 내수 판매는 총 85만7169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 늘었다. 국산 SUV와 수입차 판매 호조가 성장 배경이다. 연간 판매량도 지난해 기록(165만8000대)을 뛰어넘어 2년 연속 역대 최대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 하반기에도 신차들이 줄줄이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산차 업체들은 주력 세단 모델을 중심으로 소비자 선택 폭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다양해진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급성장을 계속하고 있는 수입차 업체도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이어간다. 올해 안에 새 차를 살 계획이 있는 소비자라면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고민’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산차 “다양한 제품으로 내수 시장 방어”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부터 국산차 업체들의 주력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수입차로 ‘갈아타는’ 국내 소비자를 잡기 위한 치열함이 묻어난다.
현대자동차는 1.6 터보, 1.7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추가해 파워트레인을 7개로 다변화한 ‘2016 쏘나타’로 포문을 열었다. 출시 30주년을 맞은 국민 중형 세단의 화려한 변신이다. 새롭게 추가된 모델들은 다운사이징과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연비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1.6 터보 모델은 다운사이징 엔진과 7단 DCT를 조합해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m 성능을 발휘한다. 1.7 디젤은 최대 16.8㎞/ℓ에 달하는 고연비를 자랑한다. 국산차 최초로 출시된 PHEV 모델은 44㎞에 달하는 전기 주행 거리가 강점이다.
현대차가 가장 기대하는 모델은 5년 만에 풀체인지되는 ‘신형 아반떼’다. 4분기 국내 출시 예정인 신형 아반떼는 글로벌 누적판매 1000만대를 돌파한 현대차 대표 준중형 세단이다. 신형 아반떼는 제네시스와 쏘나타에 적용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 기반으로 현대차 패밀리룩을 갖췄다. 가솔린 다운사이징 엔진은 물론이고, 디젤과 전기차 등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출 전망이다. 여기에 최고급 세단 에쿠스 신모델과 대형밴 쏠라티도 하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현대차 내수 판매 회복에 관심이 쏠린다.
기아자동차는 이달 중순 출시하는 중형 세단 ‘신형 K5’와 3분기 선보일 ‘신형 스포티지’를 앞세운다. ‘디자인 기아’를 대표하는 신형 K5는 예약 판매 11일 만에 누적 계약 6000대를 돌파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신형 K5는 7개 엔진과 2개 디자인 버전으로 젊은 세대 관심이 높다. 사전 계약 중 20·30대 고객 비중이 절반에 육박한다. 신형 K5는 주력인 2.0 가솔린을 포함해 2.0 터보, 1.6 터보, 1.7 디젤, 2.0 LPI, 하이브리드, PHEV로 구성된다. 현대차 쏘나타와 엔진 플랫폼을 공유한다.
5년 만에 풀체인지되는 신형 스포티지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디자인으로 기대를 모은다. 헤드라이트를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 상단에 위치시키는 등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디젤, 다운사이징 엔진, 7단 DCT를 결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아차는 K7 풀체인지 모델도 이르면 올 4분기에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지엠은 주력 경차인 ‘신형 스파크’로 하반기 신차 경쟁에 가세했다. 신형 스파크는 동급 최고 안전 및 편의 기능과 강화된 주행 성능으로 경차 시장 1위를 재탈환하기 위한 전략 모델이다. 1.0 가솔린 엔진에 C-테크 무단 변속기를 조합하고, 상위 모델에는 오토 스톱&고 기능까지 적용해 상품성을 높였다.
한국지엠 신차 중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준대형 세단 ‘임팔라’다. 임팔라는 미국에서 수입 판매하며 국내 대표 모델인 그랜저와 경쟁한다. 소형 SUV 트랙스는 디젤 엔진을 장착한 신모델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쌍용자동차는 소형 SUV ‘티볼리’ 디젤과 사륜구동 모델을 내놓고 판매 돌풍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신모델은 가솔린 모델보다 가격은 200만원가량 올랐지만, 주행 성능과 연비는 대폭 개선됐다. 티볼리 디젤은 신형 유로6 e-XDi 엔진을 장착, 최고출력 115마력, 최대토크 30.6㎏·m 성능을 확보했다. 복합연비는 15.3㎞/ℓ로 가솔린 모델보다 30% 가까이 높아졌다.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을 합쳐 올해 6만대에 이어 연간 12만대 규모로 티볼리 판매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수입차 “공격적인 신차 출시 계속”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는 13만대를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월 판매는 물론이고 분기, 반기별로 ‘역대 최대’ 기록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수입차 업체들은 올 하반기에도 신차 출시를 예고했다. 프리미엄과 고효율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에 이어 PHEV까지 다양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BMW는 풀체인지 모델 2종(뉴 7시리즈·뉴 X1)을 비롯해 3시리즈 부분변경 모델, X5 플러그인하이브리드(X5 xDrive40e) 등을 출시한다. 뉴 7시리즈는 차체 경량화와 역동적인 주행 성능, 차세대 연결성을 강화한 BMW 주력 대형 세단이다. 뉴 7시리즈는 10월 국내 출시돼 수입 대형 세단 시장을 석권한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와 본격 경쟁한다. 뉴 X1은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 x드라이브 효율성을 최적화하고 역동성을 강화한 차세대 4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3시리즈 부분변경 모델은 4개 가솔린 엔진과 7개 디젤 엔진으로 파워트레인을 다양화해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명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3분기 B클래스 부분변경 모델과 AMG GT에 이어 4분기에 GLE 및 A클래스 부분변경 모델, S500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출시한다. B클래스 부분변경 모델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라이트 등 전면 디자인이 변화된다. 실용성과 편안함을 추구하면서도 역동성을 놓치고 싶지 않은 고객을 타깃으로 한다. AMG GT는 긴 보닛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스포츠카 디자인을 계승했다.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등 경량 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줄였음에도 462마력에 달하는 최고출력을 자랑한다. 브랜드 첫 PHEV 모델인 S500 플러그인하이브리드도 시선을 끈다.
아우디도 첫 PHEV A3 스포트백 e-트론을 국내 출시한다. 1회 주유로 940㎞(유럽 기준)를 주행할 수 있고, 전기모터로만 50㎞를 주행할 수 있는 친환경성이 장점이다. 출퇴근 등 일상 운행에는 전기차로 이용하고, 장거리 주행이나 급한 이용 시에는 가솔린 차량으로 활용하는 맞춤 운용이 가능하다. 컴팩트 스포츠카 아우디 TT 3세대 풀체인지 모델도 하반기 출격을 앞두고 있다. 뉴 아우디 TT는 차세대 TFSI 엔진을 탑재하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혁신하는 등 상품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폴크스바겐은 9월 골프 제품군 최상위 고성능 모델인 골프 R를 선보인다. 골프 R는 300마력 TSI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상시 사륜구동에 기반을 둔 강력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에도 불구하고 14㎞/ℓ(유럽기준)가 넘는 연비 효율을 달성했다.
재규어는 준중형 스포츠 세단 XE를 출시한다. XE는 동급 최초로 적용된 알루미늄 차체와 강력한 엔진 성능을 자랑한다. XE는 BMW 3시리즈 등과 경쟁하는 모델로 4000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다.
미니는 신형 클럽맨을 출시한다. 신형 클럽맨은 이전 세대에 비해 길어진 전장을 기반으로 실내 공간을 확대했다. 엔진은 가솔린, 디젤 등으로 구성된다.
닛산은 스포츠 세단 맥시마를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맥시마는 1981년 출시 이후 8세대까지 이어진 인기 모델이다. 3.5 V6 엔진을 장착,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최고출력 300마력을 자랑한다. 닛산은 맥시마로 고성능 스포츠 세단을 원하는 고객층 공략에 나선다.
한불모터스는 푸조 플래그십 모델 508 RXH를 4분기에 출시한다. 이 모델은 SUV와 왜건의 장점을 고루 갖춰 공간 활용성과 역동성이 돋보인다. 2.0 디젤 엔진을 기반으로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1.2㎏·m 동력 성능을 갖췄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