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무더위는 자동차에 그야말로 가혹한 환경이다. 뙤약볕에 철판인 차체는 금방 달궈지고 엔진에서는 지속적으로 작은 폭발이 일어나고 있어 그야말로 ‘열 받는 상황’이 계속된다. 이 때문에 자동차 내부에는 다양한 온도 조절 부품이 장착된다. 이 부품들은 주로 엔진 온도를 유지시키고 에어컨 냉매를 냉각시키는 역할을 하며 ‘열 교환기’라고 불린다.
운전자가 가장 잘 아는 열 교환기는 바로 라디에이터다. 라디에이터는 엔진 과열을 막기 위해 워터 자켓을 통해 순환되는 냉각수를 외부 공기를 이용해 냉각시켜 엔진이 적정 온도에서 작동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외에 에어컨 콤프레셔에서 나온 고온 고압의 기체 냉매를 저온 고압 액체 냉매로 바꾸는 콘덴서, 자동변속기 속에서 작동 유체 역할을 하는 오일을 냉각시키는 자동변속기 오일 냉각장치, 터보차저를 통해 가열된 공기를 냉각시켜 엔진 출력 상승을 도와주는 인터쿨러 등이 있다.
자동차는 다양한 열 교환기를 이용해 엔진과 미션, 에어컨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냉매를 냉각시킨다. 열 교환기들은 외부에서 자동차로 들어오는 공기 흐름을 이용해 냉각 작용을 한다. 하지만 자동차가 정지한 상태에서 엔진이 작동하는 경우라면, 공기 흐름이 거의 없어 열 교환기 성능이 현격하게 감소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부품이 바로 ‘냉각팬(Cooling Fan)’이다. 냉각팬은 열 교환기에 필요한 공기 흐름을 만든다. 냉각팬은 자동차 엔진 과열을 막고 탑승자에게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는 일등 공신이다. 냉각팬은 직류전원을 이용해 팬 날개를 회전시키는 모터와 날개, 발생시킨 공기 이동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덮개, 풍량제어장치로 구성된다.
통상적으로 쓰이는 쿨링팬 구조는 평소에 우리가 흔하게 쓰는 선풍기와 반대 구조다. 앞쪽에 있는 열 교환기에 바람을 보내기 위해 더 앞쪽에 있는 공기를 빨아들이는 것이다. 바람을 일으켜 더위를 식혀 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선풍기와 냉각팬은 완벽하게 일치한다.
초기 자동차에는 엔진을 식히기 위해 라디에이터와 냉각팬만 장착됐다. 하지만 최신 차량에는 여러 편의 장치가 추가되면서, 부가적으로 냉매를 사용하는 여러 열 교환기를 장착해 냉각팬 역할도 커졌다. 중요성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냉각팬은 날개 위치에 따라 공기를 이동시키는 방식이 다르다. 날개가 전방에서 외부 공기를 자동차 내부로 밀어 넣는 것은 푸시 타입, 날개가 자동차 내부에 위치하면서 외부 공기를 빨아들이는 형태는 풀 타입이다. 냉각팬이 하나이거나 두 개 냉각팬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하나의 대형 팬을 이용해 외부 공기를 빨아들여 냉각을 돕는 ‘싱글 풀타입 팬’이 많이 적용된다. 모터와 팬이 돌아가면서 생기는 진동과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인 고성능 냉각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