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직후 만난 게 엊그제 같은 데 벌써 2년이 지났단다. 그는 “원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순식간”이라며 무심한 듯 말했다. 김준호 우정사업본부장이 14일 임기 2년을 마치고 퇴임한다. 이날은 김 본부장이 우정사업본부장에서 퇴임하는 날 일뿐만 아니라 30년간 공직 생활을 마감하는 날이기도 하다.
![[人사이트]퇴임하는 김준호 우본 본부장 “고용과 경영합리화 양립 딜레마였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5/07/13/article_13143233417558.jpg)
김 본부장은 “우본 본부장 임기 2년이 금방 지났다”며 “우본을 포함, 공직 생활 30년을 무사히 마치는 걸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대신했다.
지난 1985년 행정고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체신부,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친 정통 관료다.
공직에 입문할 당시 꿈꿨던 바를 이뤘냐는 질문에 그는 “관료로서 1급에 올랐는데”라고 말했다. 안분지족 자세를 피력했다.
그는 주역의 ‘큰 출세와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리고 작은 출세와 작은 부자는 노력으로 가능하다’는 구절을 소개했다. 지난 30년간 관료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만족스럽다는 자평인 듯 했다.
평소 다독을 즐기는 그의 정연한 논리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렇다고 까다로운 성격은 아니다. 막걸리를 즐기며 풍류도 즐기는 일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탄력 있는 피부 비결을 묻는 질문에 “찬물로 세수하라”는 비법(?)을 전수할 만큼 위트도 겸비했다.
지난 2년간 우본 본부장으로서 우체국 통폐합 등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털어놨다. 고용과 경영합리화를 양립할 수 없었던 것에는 못내 아쉬움이 남은 듯 했다.
그는 “우체국 정원을 줄이는 건 가슴 아팠다”며 “불가항력”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우본이 발전할 수 있는 기초작업은 했다고 자평했다.
김 본부장은 공공기관장 임기를 마치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기관장에게 보다 많은 권한과 책임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중과실이 없다면 면책함으로써 기관장이 리스크를 감수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공공기관장이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적으로 발전 전략을 수립,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기를 다한 아쉬움이 아니라 공공기관 발전을 바라는 30년 정통 관료의 애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향후 행보에 대해 김 본부장은 “30년간 ICT 분야에 종사했는데 ICT 인사들과 교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당분간 좋아하는 운동과 독서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