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이 선전하는 데는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IP노믹스 보고서 ‘삼성전자, 무엇을 고민하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특허 등록 수가 5000개를 넘었다. 기술혁신에 속도가 붙은 셈이다. 기존 반도체·통신 위주 특허 등록을 △HW 디자인 △열전 및 광전소자 △의료 장비 △배터리 소재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했다.
삼성이 보유한 미국 특허 경쟁력도 갈수록 견고해지고 있다. 특허 질적 평가 잣대인 ‘특허인용 수’가 2005년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상승 중이다. 증가 속도가 IBM을 능가했다. 경쟁기업이 삼성 특허를 인용할 때 함께 인용하는 특허도 동반 상승해 삼성 글로벌 특허 영향력 역시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애플도 필요한 특허를 망설이지 않고 사들이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거나 기존 시장 방어가 필요한 때 대규모 특허 매입으로 활로를 열었다. 실제로 애플은 핵심기술이 요구될 때 터치패널, 통신, 반도체 분야 특허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IP노믹스 보고서 ‘애플, 차세대 무기는?’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0년간(2005~2014년) 총 2998개 특허를 매입했다. 2005년까지 한두 가지 특허 매입에 그쳤던 애플이 아이폰 출시 이후 특허 매입을 폭발적으로 늘린 것이다.
삼성과 애플 공격적인 특허 활동에는 미래 비즈니스가 녹아 있다. 미래기술 선점을 목표로 특허 매입·등록·인용 네트워크가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허 등록이 크게 늘어난 기술에는 공통점이 있다. 특허 등록이 급증하기 1~2년 전에 대량 특허 매입이나 기업 인수합병(M&A)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특허 매입을 통해 핵심 기술을 확보한 후 자체 등록을 크게 늘려 높은 진입 장벽을 쌓는 전략이다.
삼성과 애플은 이런 치밀한 IP 포트폴리오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