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다. 유럽과 중국 경기 부진으로 예상보다 PC 수요가 더 줄어든데다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모바일D램과 서버D램만 가격 하락폭이 완만할 뿐 PC용 D램 가격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주요 D램 제조사가 지난 2분기 D램 가격 하락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입은 데 이어 3분기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용도별 D램 제품 생산 비율을 조정하며 추가 가격 하락을 막고 있지만 경기 부진으로 세트 수요가 줄어 3분기까지 D램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PC용 D램 가격 하락은 예상보다 노트북 출하가 저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 업체 IDC는 지난 2분기 세계 PC 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줄어 전년 동기대비 11.8% 줄었다고 분석했다.
가트너는 이보다 완만한 9.5% 감소로 분석했지만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약 2년 만에 하락폭이 최대치를 기록한 셈이다. IDC는 올해 PC 출하량이 한 자릿수 중반, 가트너는 4.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3분기는 PC D램 시장 계절적 성수기다. 오는 29일(현지시각) 새로운 운용체계(OS) 윈도10 공식 출시를 앞뒀고 내달 인텔이 새로운 14나노미터 기반 프로세서인 ‘스카이레이크’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3분기 PC 시장 활황을 이끌 요소지만 D램 가격 하락세에 얼마나 제동을 걸지 미지수다.
반면에 모바일D램 가격은 꾸준히 성장했다. 3분기에 애플 ‘아이폰6S’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5’가 출시될 예정이어서 모바일D램 가격 형성에 유리하다. 전체 D램 비트그로스 성장을 이끄는 역할도 할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모바일D램은 LPDDR2 4Gb 제품 기준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가격이 꾸준히 4달러대를 유지했다.
서버용 D램은 여전히 강력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수요로 전망이 긍정적이다. DDR3과 DDR4간 가격 차이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3분기 인텔이 스카이레이크 플랫폼을 출시하면 시장 수요가 더 증가할 수 있다.
업계는 스마트폰과 서버용 D램 수요로 3분기 D램 비트그로스가 성장하지만 전체 D램 가격은 2분기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봤다. 지속적으로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비트그로스를 늘려 실적을 방어하고 모바일D램과 서버D램 등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군 비중을 확대하는 게 제조사 숙제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수요가 2분기에 부진했고 3분기에도 재고 조정 때문에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다만 메모리 시장은 공급을 조절해 안정적인 영업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