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시장 `요동`…현대·기아차 전략 재편 시급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률 전망이 당초 7%에서 3%로 하향 조정되는 등 신차 판매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한 모터쇼에서 신차를 살펴보는 중국 소비자들 모습.
올해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률 전망이 당초 7%에서 3%로 하향 조정되는 등 신차 판매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한 모터쇼에서 신차를 살펴보는 중국 소비자들 모습.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이 요동치고 있다. 경기 둔화와 대도시 신차 등록 규제 등이 맞물리면서 승용차 판매 성장세가 꺾였다. 이 와중에 중국 현지 업체는 낮은 가격을 무기로 한 SUV를 앞세워 판매가 급속히 늘었다. 판매 부진은 현대·기아차, 폴크스바겐, GM 등 글로벌 브랜드에 집중됐다. 현대차 4, 5공장 신설 등 현지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선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 전략을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최근 올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률을 3%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연초 7%로 예측했던 시장 성장률을 4%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올 상반기 중국 승용차 판매량은 1185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6.9%에 달했던 시장 성장률이 급속히 냉각됐다. 이 같은 판매 부진은 신차 판매가 3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최근 심화하는 양상이다.

현대·기아차, 폴크스바겐, GM, 포드 등 글로벌 브랜드 판매 부진이 심각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중국 판매량이 모두 25% 이상 줄어들었다. 폴크스바겐도 10% 이상 판매가 줄어든 가운데 GM과 포드 등도 판매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비해 중국 현지업체 신차 판매량은 급속히 늘며 글로벌 브랜드를 위협하고 있다. 상반기 중국 자체 브랜드 승용차 판매량은 418만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6%나 증가했다. 급속히 성장하는 SUV 시장에서 저가를 앞세운 신차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승용차 시장에서 중국 업체 시장 점유율은 40%를 넘어섰다. 여기에 글로벌 브랜드가 현지 생산능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어 자칫 공급 과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최근 중국 자동차 판매 성장률 하락은 경기 둔화와 함께 신차 등록 규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가 중장기적인 저성장 및 공급 과잉 우려에 대비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 전략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현지 특화 모델을 다변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