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국내 모든 현금자동입출기(ATM)에서 집적회로(IC)칩이 있는 카드로만 현금을 뽑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 2일부터 국내 모든 ATM에서 마그네틱(MS) 신용카드로는 현금 인출과 카드대출 등 거래가 제한된다고 발표했다.
‘현금IC카드결제 서비스’는 현금입출 기능을 가진 IC카드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복제와 해킹이 불가능한 IC칩에 거래 정보를 담고 고객이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비로소 결제승인이 완료되기 때문에 보안성이 강한 장점이 있다.
현금IC카드는 신용카드 결제 시 적용되던 2%대 카드수수료를 1%로 낮출 수 있어 가맹점이 부담하는 카드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 은행으로부터 익일 결제대금을 입금 받을 수 있어 자금 회전성을 높일 수 있다. 고객에게는 신용카드보다 높은 소득공제 혜택, 개인정보 유출방지, 카드복제 방지, 서명 대신 고객이 직접 비밀번호를 입력하여야 결제 승인이 완료되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
금감원은 지난해 2월부터 현금자동입출기에서 마그네틱 현금카드 거래를 제한하고, 지난해 말부터 마그네틱 신용카드가 이용 가능한 현금자동입출기 비중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왔다. 은행권 가운데서는 이런 정책에 호응해 우리은행이 카드단말기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스마트ATM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서비스는 3년 약정으로 카드단말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계좌이체와 잔액조회 등 은행 업무를 내 가게에서 쉽게 할 수 있게 해준다. 현금IC카드 결제서비스를 등록한 가맹점주에 한해 기존 체크카드가 1.2~2%, 신용카드가 2%의 가맹점 수수료를 적용하는 데 비해, 가맹점 수수료를 1%로 싸게 적용하고, 카드매출대금 다음 영업일에 입금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
특히 현금IC 카드결제 고객에게는 2016년 3월 말까지 결제금액의 0.5% 캐시백을 제공한다. 현금IC카드로 결제하면 구매대금이 3만원일 때 150원이 현금으로 통장에 자동 입금된다는 뜻이다.
우리은행 ‘스마트ATM 서비스’와 캐시백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현금IC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고 가맹점 확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하고 적립되는 포인트가 실제 사용되지 못하고 소멸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해서 현금으로 바로 통장으로 캐시백해주니 가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현재 현금IC카드결제 서비스는 이마트, 롯데마트, 교보문고, 신세계백화점,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대형가맹점에서 사용하고 현금IC카드결제 가능 단말기가 설치된 일반 가맹점에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아직까지는 많은 일반 소비자가 현금카드로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현금IC카드결제 서비스를 보급해야 하는 밴(VAN)사에서는 기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할 때 발생하는 밴 수수료 수익 감소를 우려하고 있어, 가맹점 확대에 소극적이기 때문에 빠른 확산에 장애가 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2015년 6월 3월 기준으로 현금IC카드 사용액은 102억원, 건수 기준으론 12만2300건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52%, 50% 늘어난 수치다. 사용액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체크카드 결제 총액에서 현금IC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올 1분기(1~3월) 체크카드 사용액 30조3672억원 중 현금IC카드 사용액은 360억원으로 0.12%에 불과하다.
현금IC카드 사용액이 늘지만, 아직 마그네틱 카드를 포함한 전체 체크카드 사용금액과 견주면 미미한 수준이다. 단말기 가맹점 중 일부에서 여전히 IC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것도 해결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부가서비스나 고객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ATM에서 집적회로(IC)칩이 있는 카드로만 현금인출이 가능해졌지만 현금IC카드 결제 비중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부가서비스를 늘리고 인프라를 확대해 현금IC카드 사용이 보편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렇듯 현금IC 결제서비스는 해결해야 할 많은 현안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고객과 가맹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좋은 서비스라는 것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앞으로 이 서비스가 보다 장려되고 보편화되기를 기대한다.
박상권 페이뱅크 대표 skpark1125@paybank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