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마티즈 조작 논란에 경찰 측 "10여차례 재연 결과 모두 착시 현상 나타나" 일축

국정원 마티즈
 출처:/YTN
국정원 마티즈 출처:/YTN

국정원 마티즈

국정원 불법 해킹 의혹이 불거진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 임모(45) 과장의 자살 배경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망 당시 타고 있던 마티즈 승용차 조작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최고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 직원 임 과장이 야산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자살했다는 마티즈 승용차 번호판은 초록색”이라며 “그런데 경찰이 임 과장 증거자료로 제시한 도로 폐쇄회로(CCTV) 사진에 나오는 마티즈는 흰색 번호판으로 나온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야산에 주차된 마티즈의 번호판과, 주행 도중 찍힌 도로 CCTV 사진의 마티즈 번호판 색깔이 서로 다르다는 지적이다. 전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초록색을 흰색이라고 우기는 이런 행위야말로 진실을 거짓으로 덮고 가려는 상징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경찰과 국정원에 명확한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경찰 측은 "착시현상일 뿐,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 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임씨가 타고 다닌 승용차가 마지막으로 찍힌 CCTV 영상에서 번호판이 초록색이 아닌 흰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카메라 각도와 빛 반사 각도에 따른 착시 현상 때문”이라고 밝히며 “동이 트면서 햇빛이 반사돼 녹색 바탕에 흰색 글씨가 박힌 번호판이 흰색으로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속 마티즈 차량과 임씨 소유의 차량은 같은 것”이라면서도 “오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임씨가 집을 나선 뒤 동선을 따라 확보된 모든 CCTV영상을 지방청 과학수사계로 보내 정밀 감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용인에서 숨진 채 발견된 국가정보원 직원의 차량 번호판에 대한 의혹에 대해 경찰은 재연, 자료분석 등을 통해 CCTV에 촬영된 차량과 변사현장에서 발견된 차량이 동일하다고 발표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국정원 직원 임모(45)씨가 차를 운전한 동일한 시간대에 같은 차량(빨간색 마티즈, 녹색 번호판)을 이용해 10여차례 재연한 결과 CCTV에 촬영된 영상에서 모두 흰색으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역에 설치된 카메라에 잡힌 영상 전체를 초당 30프레임으로 나눠보면 진행방향 차량이 움직이면서 번호판의 색상이 밝은 색과 어두운 색으로 변화돼 나타나는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빛의 간섭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정원 직원 임씨는 지난 18일 낮 12시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의 마티즈 승용차 안에서 타버린 번개탄과 함께 숨진 채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내국인과 선거에 대한 사찰은 없었다. 외부에 대한 파장보다 국정원의 위상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킨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한편 국정원 마티즈 소식에 누리꾼들은 "국정원 마티즈, 진짜 진실이 뭔지" "국정원 마티즈, 저 말을 믿으라는 건가" "국정원 마티즈, 실험 동영상 보여주지" 등 반응을 보였다.

이윤지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