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평가업체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삼성전자 단기 신용등급을 ‘A-1’에서 ‘A-1+’로 상향 조정했다. 2년여에 걸친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 악화에도 메모리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 현금흐름과 부채관리가 높게 평가됐다.
S&P는 24일(현지시각) 현금 유동성 등 삼성전자의 강력한 성장성을 반영해 단기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박준홍 S&P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향후 1년 간 안정적 현금관리에 힘입어 현금보유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이 매년 말일 기준 2012년 37조원, 2013년 54조원, 2014년 61조원으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에서 수익성에 대한 압박이 발생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안정적 유동성을 확보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S&P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세계 점유율은 애플과 중국업계의 거센 도전으로 2013년 30%에서 올해 1분기 24%로 하락했다”며 “이러한 약세가 향후 1년간 지속될 전망이지만 삼성전자가 강력한 수직 계열화, 기술 리더십, 브랜드 파워로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사업군의 강력한 시장 내 입지를 평가하며 “올해 메모리반도체는 수요 증가와 안정적 가격 운영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향후 현금흐름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은 현금보유 증가와 최소한의 채무운용을 예견했다. 배당규모도 4조~5조원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술 변화, 제품 주기 단축, 막대한 규모의 자본투자는 향후 있을 수 있는 현금흐름과 부채비율 변화 원인으로 지목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지만 향후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S&P는 “스마트폰 사업 약세로 삼성전자 영업이익률이 10% 밑으로 떨어지거나 삼성전자가 대규모 기업 인수, 자사주 매입, 투자 등 막대한 현금을 투입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3년 8월 조정된 장기 신용등급은 A+로 유지됐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