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CJ E&M 서울 상암동 1층 사옥에 문을 연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언제나 시끌벅적하다. 공연 연습을 하는 배우와 가수, 패션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개발자, 가상현실 무대를 꾸미는 작업자 등이 한데 어울렸다. 이곳에 만들어진 다양한 기획 아이디어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때로는 사업을 연결하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정부와 민간이 더불어 만든 공간이 문화 콘텐츠 융합 생태계에 단초를 만들었다.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는 정부가 내건 ‘문화창조융합벨트’ 첫 단추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만든 ‘문화창조융합벨트’가 문화콘텐츠 영역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 2월 미래 먹거리인 문화 콘텐츠 산업을 기술과 산업 간 연결로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청사진을 내놨다. 민간기업과 기관이 함께하는 밑그림이다. 콘텐츠 기획과 구현 공간 조성은 업계와 시장을 잘 아는 민간기업이 주도하고 콘텐츠를 제작할 벤처기업과 창작자 발굴과 육성 인프라는 국가가 주도하는 방식이다.
첫 사업인 문화창조융합센터는 하루에도 창작자 200~300명이 찾을 만큼 콘텐츠 창작자에게 기회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다음 단계는 벤처단지와 교육기관 조성이다. 융·복합 콘텐츠 구현에 필요한 제작기술과 인력이 한데 어울리는 공간을 만드는 사업이다. 특허와 홍보 전문기업과 민간 콘텐츠기업이 프로젝트 단위로 뭉쳐 시너지를 내는 구조다. 이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태양의 서커스’는 국립서커스학교와 생미셸집적지구 등과 긴밀히 협력해 누적으로 1500만명이 관람하는 성공사례를 낳기도 했다.
내년 초에는 창작아카데미도 개설한다. 홍릉에 생긴 아카데미는 민간이나 기존 교육기관에서 하기 힘든 이종 분야 간 교차 교육과 실습으로 융·복합 콘텐츠 창작자와 공연 인재를 만드는 과정이다. 기술과 콘텐츠 융·복합 인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다. 문화장르 간 융합은 물론이고 IT·농업·관광·의료·제조 등을 접목한 교과과정으로 운영된다. 융·복합 문화 콘텐츠 구현에 필요한 음향·조명·디스플레이·특수효과 등 다양한 기술 인재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융합 콘텐츠 연구 성과물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공연장도 만들어진다. 오는 2017년까지 경기도 일산에 대규모 공연장인 ‘K컬처 밸리’가 조성한다. 문화콘텐츠산업이 기획-제작-구현-재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사업이다. 인력 양성(아카데미), 아이디어 콘텐츠 구현과 창업(융합센터, 벤처단지), 해외 진출(벤처단지, K컬처밸리)까지 전 생태계를 동시에 실현하는 방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K컬처 밸리 조성 등 문화창조융합벨트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앞으로 10년간 25조원 직간접 경제효과와 17만명 고용창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