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로 스마트폰뿐 아니라 가전제품 전력도 공급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실제 USB가 소형기기뿐 아니라 TV 등 전력 공급규격으로도 사용이 확산되면 여행용 콘센트 어댑터는 아예 필요 없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닛케이산업신문은 주요 반도체 제조사가 앞다퉈 USB로 100와트 전력까지 공급 가능한 ‘USB 파워딜리버리’ 대응 반도체 양산에 나섰다고 30일 보도했다.
USB 파워딜리버리는 기존 스마트폰 등 소형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10와트 수준을 벗어나 TV 등 가전제품까지 전력 공급이 가능한 100와트급 사양이다. 일반 선풍기 경우 대체로 50와트 전력이 필요하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지난 29일 USB 타입C 규격에 맞춘 100와트용 전력 제어 반도체 ‘TPS65982’ 샘플 출하를 시작했다. USB 타입C는 애플 최신 노트북 맥북에 처음 채택돼 향후 다른 전자제품으로 적용이 늘 것으로 기대되는 규격이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올해 안으로 자체 공장과 외부 파운드리 업체에 위탁해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 가격은 1000개 공급 기준 한 개에 4.99달러로 알려졌다.
일본 로옴도 올 가을 USB 타입C 규격에 최대 100와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제품을 공개할 방침이다. 지난 2013년 개발하겠다고 밝힌 제품이다. 올해 안으로 양산을 시작해 빠르게 늘어날 시장 수요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도 주력 공장인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에서 USB 타입C에 대응하는 전력 제어용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회사는 USB로 전력을 공급받는데 가전회사 등 관심이 커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생산량을 늘리는 것도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는 USB 타입C 보급이 시작되며 향후 각 국가마다 다른 콘센트 표준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USB 규격은 콘센트로 들어오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지역 호텔 등에서는 전원 콘센트에 USB 단자가 등장했다. 최근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등장한 USB단자 겸용 전원 콘센트 ‘스냅파워’는 발표 하루만에 모금 목표액 10배가 넘는 펀딩을 받아 시장 관심을 증명한 바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