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섬유로 단단한 금속이나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재료를 대체할 수 있을까. 미국 메릴랜드 대학 연구진은 최근 셀룰로오스 섬유로 만들어진 종이가 기존 종이보다 더 질기고 강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보다 강하고 질긴 재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셀룰로오스(섬유소)는 식물체 세포막 주성분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재생 생물자원이다. 무게가 가볍고 친환경적이다. 많은 수소 결합을 쉽게 형성할 수 있고, 수소 결합 ‘자기 치료’ 특성으로 부서지게 되면 스스로 성질 개량이 이뤄진다.
약 30마이크로미터에서 10나노미터까지 다양한 크기 셀룰로오스 섬유로 종이를 만들며 실험을 진행, 크기가 작아질수록 제곱 면적 당 더 많은 수소 결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작은 섬유로 만들어진 종이가 서로 더 잘 뭉치고 빠르게 성질 개량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10나노미터 두께 섬유로 만들어진 종이가 균일한 일반 종이보다 40배 더 큰 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130배는 높은 강도를 보였다. 연구진은 강하고 질긴 새로운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재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계적 특성이 뛰어나면서도 무게가 가벼워 자동차 등 경량화 이슈가 큰 분야에 유용하다. 금속과 같은 기존 구조재료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명 셀룰로오스 나노종이로 플렉시블 전자장치 속 기능성 재료로 사용할 수도 있으며 태양전지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종이형태 전자장치 등 다양한 곳에 응용 가능할 전망이다.
연구진은 셀룰로오스 섬유와 유사한 탄소나노튜브로도 동일한 실험을 진행했다. 응집을 위한 결합이 약해 탄소나노튜브로 만들어진 종이는 약하지만 각각 나노튜브는 가장 강한 재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향후 보다 강하고 질긴 탄소나노튜브 종이를 만들 수 있는 방안에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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