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창조경제혁신센터 구축이 지난달 마무리됐다. 지난해 9월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 17곳에 창조경제혁신센터가 갖춰졌다. 센터는 지역혁신거점이자 창업허브로서 창조경제 구현에 앞장선다. 효과를 의문시하는 시각도 있지만 정부가 의욕적으로 만든 창조경제 거점이니 모쪼록 제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기대감이 크다.
하지만 의욕이 앞선 탓일까. 최근 정부 발표자료를 보면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센터는 지난달 제8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발표된 관계 부처 ‘수출경쟁력 강화대책’에서는 해외 진출 거점으로 활용됐다. 센터 중심으로 수출지원기관 역량을 결집해 중소·중견기업 해외 진출 거점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정부 스마트공장 사업 도우미 역할도 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경북·광주 2개 센터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하반기 전국 센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대학생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것도 창조경제혁신센터 힘을 빌린다. 하반기 10개 대학에서 본격 시행되는 ‘아이디어 팩토리’ 사업은 17개 센터와 연계해 아이디어 사업화를 모색한다.
주관부처 미래창조과학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에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널리 활용하고 알리라는 주문이 있었는지, 아니면 정책 입안자가 스스로 센터를 언급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언젠가부터 정부 보도자료 앞머리에 나오기 시작한 ‘대통령 말씀 후속조치’라는 설명만큼 자주 등장하는 게 창조경제혁신센터다. 그렇다고 센터 활용 방안이 구체적으로 소개되는 것도 아니다. 한 줄 걸치는 때가 대부분이다.
이왕 만들어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여러 방면으로 활용하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 명칭대로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데 필요하다면 센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내실이다. 그저 여기저기 그물을 쳐놓는다고 그만큼 물고기가 많이 잡히진 않는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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