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디스플레이 기업도 10세대 액정표시장치(LCD) 대열에 합류한다.
일본 샤프가 10세대에 처음 진입한 이후 중국 BOE가 올초 10.5세대 공장 설립 계획을 내놓으면서 투자 확대 경쟁에 불을 지폈다. 10세대 투자가 늦어지면서 우리 기업이 차기 경쟁 대열에서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디스플레이는 누가 더 큰 기판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앞으로 일어날 시장 수요에 대비해 어떤 크기로 생산 공장을 세우느냐가 장기 경쟁 레이스의 핵심이다. 따라서 한·중·일 10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경쟁은 차기 대형 LCD 시장에서 서열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삼성이 10.6세대 공장을 세운다는 것은 차기 경쟁에서 앞서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10.5세대 공장을 세우는 BOE보다 조금 더 큰 기판을 만들어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공장을 수개월 앞서 가동해 시장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 최근 중국 기업들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도 견재할 수 있는 등 여러 효과가 기대된다.
10.6세대 공장 설립은 침체된 디스플레이 생태계에 단비 역할을 한다. 공장 설립에 수조원이 들어가는 만큼 후광 효과가 높다. 지난해 말부터 투자를 늘리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만 쳐다보고 있는 장비 업계가 가장 큰 수혜 대상이다. 수천 개에 달하는 소재부품 후방 업계에도 희소식이다.
앞으로 정부 지원이 중요하다. 중국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투자가 대규모로 이뤄지는 것은 정부 후광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제때 제대로 투자가 이뤄지도록 우리 정부도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 디스플레이 투자 경쟁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반 보만 늦어도 경쟁 대열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