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최근 금융위원회에 합병 본인가를 신청했다.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9일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승인이 유력하다. 통합법인 ‘KEB하나은행’은 9월 1일 자산 290조원대의 메가뱅크로 공식 출범한다.
양행 간 조직 융합과 초대 은행장 임명, 전산 통합 등 세부 과제가 남아있지만 외환노조와 오랜 갈등을 끝내고 조기 통합에 성공함에 따라 하나금융 3.0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현재 통합은행장 후보로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 충청영업본부 총괄 부행장이 거론된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통합은행 출범까지 여러 고비가 있었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이익 기준 국내 1위, 세계 40위, 아시아 5위로 도약하고 글로벌 비중 40%, 비은행 비중 30%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2025년 하나금융그룹 세전이익은 외환은행 인수 당시인 2012년에서 3배 증가한 약 6조원으로 뛰어오른다. 글로벌 부문은 2012년 말 기준 2370억원에서 2025년에는 9배 증가한 약 2조원으로 그룹 내 이익 비중의 약 40%를 차지하게 된다.
하나금융그룹은 24개국 127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국내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금융그룹이다. 비은행 부문은 2012년 말 기준 1720억원(그룹 내 비중 11.4%)에서 2025년에는 9배 증가한 약 1조5000억원으로 그룹 내 이익 비중이 약 30%를 차지하게 된다. 안정적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과 시너지를 기반으로 진정한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M&A로 성장한 은행…세계 네트워크 지형 완성
하나금융은 M&A로 성장한 대표적인 금융사다. 하나금융그룹의 40여년 역사는 1971년 한국투자금융으로 출범해 19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하기 직전 까지 약 20년이 걸렸다.
1991년 은행 전환 이후 2011년까지 20여년은 하나금융 2.0 시대다. 금융그룹으로의 성장기로 분류할 수 있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현재는 하나금융 3.0 시대 초기로 볼 수 있고 향후 2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하나금융 2.0 시대에는 충청은행(1998년), 보람은행(1999년), 서울은행(2002년), 하나대투증권(2005년)등을 인수해 금융그룹 성장기반을 마련했다. 생명보험, 자산운용, 캐피털, 신용카드, 부동산신탁 등 영역에선 조인트 벤처 형태 제휴 비즈니스를 적극 활용했다.
2005년 12월 금융지주회사를 출범해 본격적인 금융그룹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했고 국내 금융 최초로 매트릭스 운영체제를 도입했다.
2012년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하나금융 3.0 시대를 맞이했다.
김정태 회장은 “2025년까지 이익 기준 국내 1위, 글로벌 40위, 아시아 5위로 도약하고, 글로벌 비중 40%, 비은행 비중 3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부문 2012년 말 기준 2370억원(그룹 내 비중 15.7%)에서 2025년에는 9배 증가한 약 2조원으로 그룹 내 이익 비중이 약 40%를 차지하게 된다. 하나금융그룹은 2014년 8월 말 기준 24개국 128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비은행 부문 사업도 외환은행 통합을 통해 대폭 강화한다. 2012년 말 기준 1720억원(그룹 내 비중 11.4%)에서 2025년에는 9배 증가한 약 1조5000억원으로 그룹 내 이익 비중이 약 30%를 차지하게 되며, 원큐뱅킹 등 스마트금융 비즈니스도 공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국내 최다 해외 네트워크 구축, 관건은 조직 융합
하나금융은 25개국에 134개 네트워크를 운용 중이다. 현지법인 15개(점포 89개), 지점과 출장소 23개, 사무소 7개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100개, 미주에 26개, 중동을 포함한 유럽에 10개 네트워크를 가동 중이다.
외환 통합으로 하나금융이 주목하는 곳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캐나다, 미국이다.
중국은 하나금융 글로벌 전초기지의 중심이다. 현재 30개 분·지행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분 출자한 지린은행과는 중국 현지법인과 연계 영업을 확대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 중국 내 톱5 외자은행을 목표로 신용카드, 펀드판매, 방카슈랑스 등 리테일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비은행 금융업 진출을 통한 그룹사 간 연계 사업도 추진한다.
지난해 3월, 인도네시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합병을 완료했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편입된 후 첫 해외 통합 사례다.
현재 현지에서 48위에 머물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내 ‘톱 20’ 은행 진입을 목표로 중장기 비전을 설정했다. 외환은행 통합의 첫 실험무대일 수 있다. 조기 전산통합으로 인도네시아 내 데이터 백업 센터를 통합했다. 통합시점인 지난해 2월 대비 성장률은 대출금 53.5%, 예수금 63.5%로 급증했다. 당기순이익도 40% 가까이 증가하는 등 통합 시너지 효과가 정량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큐 뱅킹 등 국내 스마트금융을 접목해 화제를 모았던 캐나다 또한 하나금융그룹 미국 진출과 함께 미국-캐나다 포괄적 차원의 연계영업을 추진한다.
◇2·17 합의서 신의성실 위배 논란은 ‘여전’
외환은행 조기 통합은 금융당국의 인가만을 남겨두고 있다. 하나금융이 주장한 ‘은행의 위기’라는 전제가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고 있지만 갈 길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통합과정에서 나타난 노조와의 갈등과 양행 간 조직 균열, 모호한 시너지 효과 등은 2·17 합의서 위반이라는 ‘비난 여론’을 감수해야 했다.
이 같은 여론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환은행을 수평적으로 어떻게 융합하는지에 달려있다.
IT전산통합과 초기 행장 문제도 조기에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간 전산 통합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가 하나-외환 시스템 신뢰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조기통합을 서두르되, 고객 신뢰를 무너뜨리는 리스크 관리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양행 간 시너지 효과 분석도 보다 치밀하게 수립해야 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