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수십조원에 이르는 투자 로드맵을 내놨다. 같은 날 삼성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밝혔다.
가장 먼저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최태원 SK 회장이 곧바로 현장에서 대형 투자 방안을 터뜨렸다. SK하이닉스가 46조원을 들여 현재 건설 중인 M14라인과 별도로 반도체 2개 신설 라인을 세우기로 했다. 곧이어 LG디스플레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 개척을 집중하기 위해 2018년까지 10조원 이상 신규 투자한다는 대형 카드를 꺼냈다.
양사 투자 계획은 단순히 생산기지 건설에 그치지 않고 엄청난 생산 유발과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로 이어진다.
최신 반도체 라인을 하나 건설하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15조원에 달한다. 산술적으로 2개 라인 신설에 최소 30조원은 넘게 들어간다. M14라인 추가 투자와 운영 비용까지 합치면 이번에 발표된 투자 규모에 버금간다. 반도체 신규 라인 한 개가 건설되면 대략 55조원에 달하는 생산 유발 효과와 25만명에 달하는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개 라인 신설은 최소 100조원에 육박하는 생산 유발과 50만명이 일자리를 갖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신규 투자가 35조원이 넘는 생산을 유발하고 13만명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나 소재 업계도 희소식이다. 반도체 장비 업계는 상반기에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인 평팩 라인 투자에 이어 터진 대형 호재로 엄청난 후광 효과가 기대된다. 중국 디스플레이 투자 러시만 쳐다보고 있는 디스플레이 장비와 소재 업계에도 이번 투자 발표는 가뭄 끝에 만난 단비다.
삼성이 내놓은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도 앞으로 많은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선도 역할을 할 것이다.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일제히 내놓은 배경에는 메르스 불황 등 국내외 경기 악재를 벗어나기 위한 정부의 요청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가 극도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기업이 투자에 나선 배경은 중요치 않다. 관건은 실행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