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삼성전자, 디지털 엑스레이 미국 진출 시동…돌파구 마련할까

삼성전자가 미국 디지털 엑스레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대형 병원을 겨냥해 만든 프리미엄 제품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아 시판을 앞두고 있다.

[의료바이오]삼성전자, 디지털 엑스레이 미국 진출 시동…돌파구 마련할까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자회사인 뉴로로지카는 디지털 엑스레이 ‘GC85A’에 대한 FDA 510(k) 승인을 받았다. 510(k)는 의료기기 시판 전에 받는 FDA 승인으로, 미국 내 판매 자격을 얻었다는 뜻이다. 이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성능·안전성 평가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뉴로로지카 측은 “FDA 승인에 따라 GC85A에 대한 미국 시판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GC85A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의료 시장을 겨냥해 만든 디지털 엑스레이다. 프리미엄 제품을 표방, 사용자 편의성과 이미지 품질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상이한 촬영 위치를 조절 버튼 하나로 조정할 수 있고, 클릭 한 번으로 500가지 이상 저장된 촬영 위치를 설정하는 등 의료진 업무 흐름이 최대한 간결하도록 사용 편의성을 강화했다. 디텍터 위치에 따라 자동으로 엑스레이 조사방향을 수직으로 맞춰주는 기능을 갖춰 반복 촬영할 필요 없이 한 번에 정확하고 선명한 영상을 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처리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화면 노이즈를 제거하는 등 화질을 개선, 다양한 환자를 촬영해도 일관된 고화질 이미지를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앞선 지난 2월 한국과 서유럽 일부 국가에 GC85A를 출시한 바 있다. 이번 FDA 승인으로 세계 최대 의료기기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도 진출하게 돼,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특히 의료계에서 GE·필립스·지멘스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을 표방해 만든 GC85A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세계 엑스레이 시장은 GE·필립스·지멘스 3사가 전체 시장 6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GC85A로 중·대형 병원을 공략하겠다고 밝혀 3사 철옹성을 뚫어야 한다. 미국 의료기기 전문 업체이자 삼성전자가 2013년 인수한 뉴로로지카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엑스선영상진단장치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 33억4000만달러(약 4조원)에 이르며 최근 7년간 연평균 4.4% 성장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아날로그 시스템 수요가 감소하고 디지털로 빠르게 전환되는 추세다. 이 흐름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의료기기를 택한 삼성에 기회를 가져다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의료기기 사업은 국내 최대였던 메디슨을 인수하고, 삼성전자에 별도 사업부까지 뒀지만 계획만큼 커지지 않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올 상반기 59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 동기와 유사한 1394억원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흑자(21억원)에서 올해는 적자 전환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 실적은 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