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시가총액 10위권 내 대형사들이 게임 퍼블리싱(배급) 규모를 줄이고 있다. 중소 개발사 자본 유치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게임 매출이 급격히 준 웹보드 게임업체들이 투자를 중단하면서 연간 수천억원대 자금이 시장에서 증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해 모바일게임 ‘퀴즈월드킹2’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체 개발작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웠다.
온라인게임은 지난해 계약한 온라인 1인칭슈팅게임 ‘아이언사이트’가 내년으로 출시 일정을 잡으며 사실상 퍼블리싱 게임이 없다.
NHN엔터테인먼트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 회사 퍼블리싱 사업은 올해 국내에서 ‘히어로즈킹덤’ 등 몇몇 모바일게임을 배급하는데 그쳤다. 대신 자회사나 스튜디오를 통한 개발을 늘리는 추세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배급 사업이 전보다 위축된 상황이지만 최대한 양질의 게임에 투자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금력 있는 대형회사가 가능성 있는 중소게임사 게임을 발굴해 시장에 론칭하는 퍼블리싱 사업은 한때 게임업계 주요 비즈니스였다.
2012년만 해도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외부 개발사 게임을 배급하는 퍼블리싱 사업에 적극적이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2012년에만 ‘디젤’ ‘청풍명월’ ‘야구의 신’ ‘트리니티2’ ‘레이더즈’ 등을 발굴해 시장에 선보였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드래곤네스트’ ‘테라’ ‘에오스’ 등 대형 온라인게임을 퍼블리싱했다.
게임업계 시가총액 10위권을 다투는 두 대형사가 지갑을 닫은 것은 웹보드게임 매출 하락과 무관치 않다. 모바일게임으로 시장 변화가 심한 과도기에 현금이 마르며 지갑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 ‘판돈’에 제한을 거는 것을 골자로 한 웹보드 게임 규제가 시작된 이후로 웹보드 주력회사 관련 매출이 70% 가까이 급감했다.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게임즈 등 3사가 잃은 매출만 연간 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게임사 관계자는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연간 가능성 있는 수종의 게임에 투자해 왔지만 최근 매출기반이 약해지며 퍼블리싱 사업이 보수 기조로 돌아섰다”며 “연간 3000억원 규모 투자가 증발한 셈”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