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판매 증가율이 2013년 3.8%에서 지난해 2.7%로 둔화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0.8%까지 추락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7920만대로 작년 7860만대에 비해 60만대 정도 증가하는 데에 그칠 전망이다. 그 여파로 신차 판매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가운데 수익성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선진국 시장 가운데 자동차 판매가 증가한 곳은 북미와 유럽뿐이다. 북미 판매량은 미국 판매량 증가(4.4%)에 힘입어 4.2%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 선진국 판매량도 승용차와 상용차 판매가 모두 호조를 보여 8.6% 높은 성장률을 시현했다. 반면 아시아 선진국 판매량은 일본 판매량 11% 급감 영향으로 5.9% 감소했다.
신흥국 시장은 인도, 멕시코, 터키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침체됐다. 중국은 상용차 판매량 14.4% 급감으로 판매 증가율이 1.4%로 떨어졌다. 브라질 판매량은 17.7% 급감했고, 러시아 판매량도 36.4%나 격감했다. 아세안 5개국은 1~2위 시장인 태국과 인도네시아 판매량이 각각 16.3%, 18.2%씩 급감해 전체 판매량은 7.8% 감소했다.
그 결과, 상반기 선진국 판매량은 작년 상반기보다 79만대 증가했고, 세계 판매 비중도 작년 상반기 45.3%에서 46.6%로 1.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신흥국 판매량은 작년 상반기보다 44만대 감소했고, 세계 판매 비중도 작년 상반기 54.7%에서 53.4%로 하락했다.
신흥국 시장은 하반기 들어서도 회복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중국은 7월 판매량이 7.1% 감소해 4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월 판매 감소폭이 전월의 3배 이상으로 확대돼 더욱 침체됐다. 브라질은 7월 판매량이 22.8% 급감해 17개월째 침체를 지속했고, 러시아도 7월 판매량이 27.5% 급감해 19개월 연속 침체를 이어갔다.
게다가 미국 시장마저 뚜렷한 성장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연간 판매 증가율 전망치 4.5%가 현실화되면, 2012년 13.4%, 2013년 7.7%, 2014년 6.0%에 이어 3년째 하락하는 것이다. 미국 시장이 머지않아 정점에 도달한 후 하향 곡선을 그릴 것임을 예고한다.
세계 자동차 시장은 이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지도 모른다. 전반적인 수요 위축 속에 신흥국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현지 생산 차량의 수출 증가로 판매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사상 유례 없는 신흥국발 저성장기 돌파 전략이 절실하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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