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개별소비세 인하, 내수 활성화 계기 돼야

정부가 소비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세금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승용차와 대용량 가전제품 개별소비세를 5%에서 3.5%로 인하키로 했다. 개소세를 내리면 승용차는 소형 30만원, 중형 50만원, 대형 60만원 정도 인하 효과가 생긴다.

국내 경기 불황으로 고전하던 국내 자동차 업계는 이번 조치로 구매유발효과를 거둬 올해 하반기 판매량 증대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는 전후방 경기부양 효과가 큰 산업이다. 자동차 판매 증가가 내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연간 성장률이 0.025%포인트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개소세 인하카드를 꺼내든 것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운이 아직도 우리 경제를 감싸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메르스 영향 등으로 소비 전반에 부정적 충격이 발생, 7월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6월 소매판매·서비스업은 2011년 2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가계소득 증가세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심리 위축으로 소비성향이 하락해 소비가 소득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밑돌고 있다. 소비심리가 조기에 회복되지 않으면 하반기 신흥국 경제 불안 등 대내외 리스크 증가와 맞물려 소비부진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다.

인하 부작용은 있다. 바로 재정악화로 나라 곳간에 다소 부담을 안길 것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일부 세제 전문가들은 단기처방으로 개별소비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것은 재정만 악화시킨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정부는 개소세 인하로 올해 1200억~1300억원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개소세 인하로 소비가 늘어나면 세수 감소분은 충분히 보충 가능할 것이다. 세수감소 효과가 크지 않다면 과감하게 인하해 경기를 살리는 것이 맞다. 기업도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품질향상과 소비자 가격 인하에 적극 동참해 내수 활성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