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대립, 갈등 및 단기적 노사 패러다임을 혁신하기 위해 ‘임금’과 ‘고용’ 간 빅딜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독일, 일본, 미국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후진적인 임금 체계와 대립적 노사 관계를 뜯어고치지 않고는 자동차 산업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8일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자동차 산업의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방안 세미나’에서 “노사 관계 혁신은 자동차 산업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필수 과제”라며 임금 및 고용 간 빅딜을 제안했다.
세부적으로 △노사 패러다임을 임금과 고용 간 합리적 빅딜 협상구조로 전환 △1년 단위 노사 단기협약을 3∼4년 단위 중장기 협약 체결로 전환 △노사 합의는 법적 효력에 준하는 안정성을 보장 △회사 경영권 보장과 노동쟁의의 합리적 제한 등이 제시됐다.
김 회장은 “총액 임금 적정화와 성과형 임금체계 도입, 근로형태 유연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라며 “지금 같은 고비용, 저효율 노사 관계 부담이 계속된다면 국내 자동차 산업은 후퇴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 “노사가 열린 마음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정치권과 정부 및 노사정위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이 도요타, 폴크스바겐, GM, 르노 등 주요 선진 4개사 임금 및 노사관계 분석 사례를 발표했다. 이들 업체가 성과형, 협력형, 중장기형으로 노사 관계가 모두 변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연공형, 대립형, 단기형 체제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노사 간 빅딜 △생산성과 연계한 임금체계 도입 △노동 유연성 강화 △관련 법제도 합리적 개선 △위기의식 공유를 위한 노사 활동 강화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편 주제발표에 이은 토론회에는 김현철 서울대 교수를 좌장으로 권혁 부산대 교수, 김희성 강원대 교수, 송창석 숭실대 교수, 양동훈 서강대 교수, 이지만 연세대 교수가 노사관계 글로벌 스탠다드 정립 방안을 심도 있게 토의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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