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SDC) 사장은 서브픽셀이 적녹청백(RGBW)인 패널에 대해 ‘보급형 UHD’라고 밝혔다. 진정한 4K는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에 판매했다는 동일 규격 패널은 ‘4K’라는 이름으로 제품화돼 팔리고 있다.
박 사장은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협의회 후 기자와 만나 SDC가 중국 TV 제조사에 판매하는 RGBW 패널의 4K 여부를 묻는 질문에 “SDC가 판매하는 것은 보급형 UHD”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보급형 UHD’에 대해 RGB에 비해서는 화소가 일부 부족하지만 화질에 덜 민감한 중국 등에 특화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진정한 4K는 아니지만 풀HD에 비해서는 우수한 제품이라는 의미다.
그동안 김현석 삼성전자 VD사업부장(사장)은 LG가 주도해온 RGBW에 대해 “W는 화소가 아니기 때문에 4K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 박 사장도 이날 “김현석 사장 말에 대체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에 판매한 RGBW 패널은 중국 세트제조사에서 4K로 제품화해 팔린다. 논란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부품 공급사가 완제품 회사 제품명이나 스펙 공개에 관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해외향 자사 블로그 ‘글로벌투모로우(global.samsungtomorrow.com)’ 등에서 “RGBW는 4K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SDC RGBW 패널은 LG디스플레이(LGD) RGBW 패널 ‘M플러스’와 유사한 구조·알고리즘을 갖고 있다. 1세대에서는 2개 서브픽셀을 활용했으나 내년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2세대 제품에는 LGD와 마찬가지로 3개 서브픽셀을 활용한다.
한편 김현석 사장은 자신의 RGBW 관련 발언에 대한 지난 IFA 2015 기간 중 황정환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TV·모니터사업부 전무의 해명 요구에 대해 이날 “나중에 얘기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황 전무는 당시 “(RGBW 4K를 검증한) 국제 인증업체 및 기관의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발언이 김 사장 사견인지 회사 공식입장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