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생활용품 제조업체 J사. 최근 급격히 떨어진 매출로 고민이다. 저가로 승부하는 경쟁사가 속속 등장했기 때문인데 그런 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 J사는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싶지만 쉽지 않다. 소소한 생활용품을 구매할 때 브랜드를 따져가며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무려 365년 역사를 지닌 핀란드 회사 피스카스. 가위나 톱, 도끼 같은 절단 도구를 생산하는 이 회사 역시 앞에서 언급한 J사와 동일한 고민을 했다. 모두들 가위를 쓰지만 굳이 ‘피스카스 가위’를 찾아 쓰는 사람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저가 제품을 쏟아내는 경쟁사들까지 등장하면서 더욱 위기의식을 느꼈다. 고민하던 피스카스는 ‘피스카티어(Fiskateer)’라는 일종의 일반인 홍보대사를 뽑았고, 이들을 든든한 지원군으로 삼아 브랜드 인지도를 쭉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 것일까.
우선 피스카티어 역할부터 명확히 정했다. 그들이 원했던 일반인 홍보대사는 제품을 대놓고 홍보해 주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피스카스 제품에 애정을 갖고 꾸준히 잘 사용해 주는 사람이었다. 여기에 초점을 맞춰 피스카티어에 딱 맞는 사람들을 생각해냈다. 바로 스크랩북이나 종이 공예품 만들기를 좋아해서 가위를 자주 쓰는 사람들이었다. 피스카스는 이들에게 접근해서 피스카티어가 돼주기를 제안했다.
이후 피스카스는 피스카티어가 되겠다고 나선 사람을 마치 내부 직원처럼 철저히 교육했다. 가장 먼저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를 공유했고 피스카티어가 회사와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존재임을 인식시켰다. 그리고 이를 마음속에서 새길 수 있게 ‘피스카티어 선서’라는 것도 하게 했다. 모든 교육이 끝나면 피스카티어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피스카스 가위를 선물했다. 이 가위에는 특수한 손잡이가 달려 있고 가위 날에는 피스카티어 각자 사번이 새겨져 있다. 그래서 마치 피스카스 사람임을 인정하는 증표 같았다.
마지막으로 회사는 피스카티어가 자신들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줬다. 피스카티어는 여기에 자신들이 공들여 만든 스크랩북이나 공예 작품 사진을 올렸다. 서로 더 예쁘게 만드는 법이나 쉽게 만드는 노하우도 공유했다. 그러자 만들기에 관심이 있는 일반 사람도 점차 여기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이트에 올라오는 내용은 더욱 다양하고 풍부해졌다. 놀라운 건 이곳 어디에도 피스카스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사진은 없었다는 점이다. 그저 피스카스 제품을 사용해서 만든 화려한 결과물로만 가득 찼다.
이렇게 직접 홍보 없이도 성과가 있었을까. 그렇다. 2002년에 네 명으로 시작한 피스카티어가 이제는 6000명이 넘는다. 회사가 일일이 선발한 게 아니다. 피스카티어가 또 다른 피스카티어를 임명해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커뮤니티가 커졌다.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다. 브랜드 인지도도 껑충 뛰어올랐다. 온라인에서 피스카스 검색량이 약 600%나 증가했고 덩달아 매출도 300% 이상 올랐다. 또 피스카티어가 각 지역 공방을 방문하고 나면 그 지역 판매량이 두 배나 많아졌다.
▲오늘의 아이디어
당신 회사도 브랜드 인지도를 확 끌어올려 줄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가. 그렇다면 피스카스처럼 사람들 일상에 서서히 스며드는 홍보대사 전략을 펼쳐 보기 바란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사람 마음에 당신 회사 브랜드가 촉촉이 젖어들 것이다.
정리=진동옥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 제작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