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주파수 대역이 올해와 내년으로 예정된 주파수경매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원칙적인 경매 대상이 무려 100㎒ 폭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가 모두 LTE 서비스를 하고 있는 대역이어서 추가 주파수를 확보하면 광대역 주파수를 얻을 수 있다. 속도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셈법은 복잡해진다.
100㎒ 폭 가운데 경매가 확정된 것은 20㎒뿐이다. 나머지 80㎒ 가운데 SK텔레콤과 KT가 3세대(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40㎒ 폭은 이들에게 재할당될 가능성이 높다. 3G 서비스는 이 대역에서만 이뤄지고 있어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남은 40㎒ 폭이다. 이 주파수는 원래 SK텔레콤과 KT가 3G 용도로 할당받았으나 3G 가입자가 감소하면서 LTE로 용도가 변경됐다. 적어도 수백만명이 이 주파수로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사용자가 많은 주파수의 회수재배치 경험이 없다는 점이 논란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육종관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2011년과 2013년에 있었던 주파수경매 당시에는 완전히 비어 있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던 주파수를 용도변경해 경매를 했다”며 “우리나라에서 사용자가 많은 주파수가 경매 대상이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는 이미 수많은 LTE 가입자가 이 주파수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보호를 위해 당연히 재할당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재할당이란 경매를 거치지 않고 정부가 산정한 대가만 내면 주파수를 다시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재할당이 이뤄지지 않아 주파수를 획득하지 못하면 큰 이용자 불편이 초래될 것이라는 게 이들 주장이다. 예를 들어 2.1㎓ 대역에서 LTE 서비스를 이용하던 가입자가 700㎒ 대역으로 이동하면 단말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일일이 통신칩을 새로 끼워줘야 한다는 것.
반면에 LG유플러스는 주파수를 옮기더라도 이용자 불편은 없기 때문에 원칙에 따라 경매를 거쳐 주파수를 할당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통 3사 모두 2.1㎓ 대역이 LTE서비스를 위한 주력주파수가 아니기 때문에 전혀 혼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른 주파수 대역에서 LTE 전국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보조망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소비자가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경쟁사에 재할당이 현실화되면 2.1㎓ 대역에서 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할 길이 막막해진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원론적인 방법을 내놓고 있다. 업계와 협의해 최종 방침을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부가 80㎒ 폭에 재할당 방침을 사실상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사업자 간 갈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대학 교수는 “기존 사업자가 사용 중인 주파수를 회수해 재배치하는 것은 지나치게 원칙적인 행정이라는 판단 하에 미래부가 재할당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