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부터는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 즉시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 후 최소 2~3일이 지나야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외국인의 정상적 입국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에 최소 이틀이 걸리기 때문이다. 출입국관리소가 외국인 입국정보를 전산화하는 데 하루가 소요되고,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나 은행권 등에 제고할 정보를 따로 걸러내는 데 다시 하루가 걸린다. 전산망이 노후화돼 상당수 작업을 수작업으로 처리해야 하는 탓이다.
연간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1500만명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후진적인 우리나라 기관의 업무처리 때문에 불편을 호소해왔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으로 알려진 한국을 방문했지만 그들이 느낀 첫인상은 이동통신 후진국으로 인식했을 터다. 이동통신기술을 진화속도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강이라 자부하지만 그동안 우리가 간과했던 그늘이 존재했던 셈이다.
타인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해 사용하는 편법이 생겨났다. 이를 알선하는 불법 브로커도 활개쳤다. 이게 끝이 아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귀국할 때 타인명의 휴대폰을 되팔면서 이른바 대포폰이 양산됐다. 대포폰은 범죄에 악용될 수 있어 또 다른 불법을 낳는 계기가 됐다.
전자신문은 지난 3월 이 문제를 제기했다. 그후로 6개월이 지났고 정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관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와 법무부는 외국인 관광객 휴대폰 개통불편을 해소할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음 달 1일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하고 성능테스트 과정을 거친 후 다음 달 정식 서비스할 계획이다. 서비스가 안착되면 외국인 관광객은 입국즉시 선·후불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게 된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유관부처 대처로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이 가졌던 ‘겉과 속이 다른 ICT 강국, 이동통신 강국’ 이미지도 씻을 수 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우리가 간과한 또 다른 그늘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