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털리콜처럼?...인간 뇌에 전극이식해 기억력 회복시켰다

인간이 기억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영화 매트릭스나 토털리콜에 나오는 것 같은 방식을 사용하는 시대에 들어선 것 같다.

미국방부 고등기술연구원(DARPA,다르파)가 마음 속의 기억센터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뇌에 치료용 전극을 이식한 후 이들의 기억력 개선효과를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5일 지난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발표된 다르파 보고서를 인용,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다르파는 신경병리학요법(SUBNET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및 신경병리학적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이식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다르파는 환자들의 뇌에 전극을 이식한 이 실험결과, “언젠가는 트라우마에 의한 뇌손상이나 신경성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기억력을 회복시키는데 이 임플랜트 전극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뇌에 완전하게 이식할 수 있는 기술적 발전,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보다 정확한 뇌 자극부위를 알게 됨에 따라 상처받은 병사들과 다루기 힘든 정신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도와줄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영화 토털리콜처럼?

다르파가 활동성기억회복(Restoring Active Memory, RAM)으로 명명한 이 연구프로젝트의 목적은 기억과 관련된 것이다. 즉 과학자들에게 기억을 형성하고 불러오는 데 포함된 뇌활동을 읽어내고 해석하는 것은 물론 누군가가 뭔가를 잘못 기억하려고 할 때 이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2012년 리메이크된 토털리콜의 한 장면. 주인공 퀘이드가 리콜사의 기억심는 장치에 앉아 있다. 사진=컬럼비아픽처스
지난 2012년 리메이크된 토털리콜의 한 장면. 주인공 퀘이드가 리콜사의 기억심는 장치에 앉아 있다. 사진=컬럼비아픽처스
아놀드 스워제네거(사진)과 샤론 스톤이 주연한 토털리콜(1990)의 한 장면. 사진=트라이스타 픽처스
아놀드 스워제네거(사진)과 샤론 스톤이 주연한 토털리콜(1990)의 한 장면. 사진=트라이스타 픽처스

다르파에 따르면 뇌에 이식되는 전극은 뇌 안에 있는 기억저장용 특정 세포그룹에 전기적 자극을 주기위해 사용된다. 이를 통해 보다 손쉽게 기억을 해 낼 수 있게 된다.

美서던캘리포니아주립대(USC)과학자들역시 지난 수 년 간 쥐를 포함한 동물들의 뇌에 전극을 이식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해 오고 있다.

하지만 다르파의 이번 연구는 인간의 뇌에 전극을 이식해 기억을 활성화 시킨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다르파에 따르면 뇌에 전극을 이식받은 환자들은 기억손상과 무관한 신경병리학적 뇌수술을 하는 동안 뇌활성화 관련 테스트를 받는데 동의했다. 연구진은 뇌수술을 하는 동안 작은 전극을 뇌의 기억형성과 공간을 관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위에 배치했다. 기억형성 부위는 사건,시간,장소 또는 사물의 리스트를 기억하는데 사용되는 기억을 관장하는 곳이며, 공간 관장 부위는 공간과 길찾기 관련기능을 관장한다.

연구진은 사전 조사에서 뇌에 기억을 저장하고 기억해내는 신호를 기록하고 해석해 낸 것은 물론, 환자가 가진 사물 리스트에 대한 기억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뇌안의 메모리 영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

과학자들은 여전히 뇌 기억영역을 자극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즉, 언제 뭔가가 뇌에 처음으로 기억되는지 또 언제 사람들이 이를 기억해 내려고 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다르파는 이 연구의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과학저널에 공식 발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함구했다.

■미국방부, 다양한 뇌 능력 향상 프로그램 시행중

다르파의 램 프로그램은 인식이나 기억력 향상을 위한 여러가지 노력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아직까지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영화 매트릭스에 나온 주인공 네오처럼 헬기를 운전하는 능력같은 것을 다운로드받게 할 수는 없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헬기 조종법을 다운로드받아 헬기를 조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헬기 조종법을 다운로드받아 헬기를 조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다르파는 10월중 또다른 프로그램인 램리플레이(RAM Replay)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 프로그램은 사람들의 신체적 기능(physical skill)에 대한 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 이는 우리가 자는 동안에 뇌가 자연스럽게 신체적 기능을 처리하는 것을 본뜬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필립 K.딕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토털리콜에서는 주인공 퀘이드가 기억을 심어주는 리콜(Recall)이라는 회사를 방문해 자신의 기억을 되살리려는 장면이 등장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