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푸르트 모터쇼]차세대 자동차 기술 혁신 원천은 `디지털`

15일(현지시각) 막을 올린 ‘제66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 2015)’는 차세대 자동차 기술 혁신의 원천이 디지털에 있음을 천명한 모터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자동차 기술 본고장인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터쇼답게 주요 업체들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열을 올렸다. 고성능차와 친환경차 개발도 당면한 과제지만, IT 융합 및 전자화에 기반한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가 핵심 화두로 등장했다. 또 개발-생산-판매에 이르는 전 프로세스에 ‘디지털 DNA’를 접목해 자동차 산업을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머`로 명명된 컨셉트카 `IAA`를 소개하고 있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머`로 명명된 컨셉트카 `IAA`를 소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선보인 컨셉트카 ‘IAA(Intelligent Aerodynamic Automobile)’은 디지털화가 자동차 산업에 얼마나 큰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IAA는 하나의 모델에 두 대의 차를 구현한 혁신 기술과 매혹적인 디자인으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사로잡았다. IAA는 세계서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0.19)를 확보한 4도어 쿠페다. 차량 속도가 80㎞/h에 이르면 차량 형태가 공기역학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공기역학 모드는 차량 전장을 더 길게 하고, 프론트 엔드와 앞 바퀴 주변 공기 흐름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차량 개발은 디지털 기술이 있기에 가능했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IAA는 시각적으로 가장 매혹적인 차와 세계 최고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갖춘 두 개 모델이 합쳐졌다”며 “예전에는 2~3년 걸리던 신차 개발이 디지털화에 힘입어 10개월만에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SW와 각종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신차 개발 기간이 두 배 이상 빨라졌다는 것이다. IAA가 ‘디지털 트랜스포머’로 명명된 것은 의미심장하다. 자동차 산업이 디지털을 기반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도 뜨거운 화두로 자리매김했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전기동력차와 커넥티드카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을 ‘재창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그룹 회장.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그룹 회장.

빈터콘 회장은 “폴크스바겐그룹은 지금 재창조 과정을 밟고 있으며, 기술은 물론 경제 및 구조적 토대를 모두 혁신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 2020년까지 소형차부터 플래그십 세단에 이르기까지 20종 이상의 순수 전기차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 또 2020년까지 모든 모델을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커넥티드카로 만들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에 기반한 자율주행차도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빈터콘 회장은 “우리는 이미 고속도로는 물론 복잡한 시내 구간에서 자동으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부분 자율주행을 상용화했다”며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동작 제어 등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새로운 조작 컨셉트도 곧 상용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에게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쉬그룹 폴크마 덴너 회장은 “보쉬는 자동화(자율주행), 전기화 및 연결성 분야에서 이미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올해는 모빌리티 솔루션 부문에서 약 10%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기반이 되는 운전자지원시스템(DAS)은 이미 보쉬의 핵심 매출원이다. 레이더 및 카메라 센서 매출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두 배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 DAS 매출은 처음으로 10억유로를 넘을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은 바로 SW 엔지니어링이다. DAS 개발을 담당하는 보쉬 엔지니어는 SW 인력을 중심으로 2000여명에 달한다. 이는 2년 전보다 700여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혁재 콘티넨탈코리아 사장은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자동차 SW 복잡성과 요구사항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완성차는 물론 부품업체들이 이 부문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추느냐가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독일)=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