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클라우드 시장 `보호`와 `해외 협력` 사이

‘클라우드 발전법’이 28일 시행된다. 공공기관도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 문이 열리면서 산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자수첩]클라우드 시장 `보호`와 `해외 협력` 사이

지금까지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뜨거운 감자였다. 보안 명분으로 정부는 문을 굳게 닫았다. 피해는 고스란히 정보기술(IT) 업계로 돌아왔다. 공공사업에서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했던 기업은 혼란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해외보다 클라우드 사업이 5년 이상 뒤처졌다”거나 “시장확대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 사이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다국적 IT기업이 선점했다. 스타트업·중소기업·게임개발 업체를 중심으로 수많은 고객사를 확보했다. 공공 시장만 바라보다 민간 시장을 놓친 국내 기업도 할 말은 없다.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도 사업에 다국적 클라우드 기업과 협업을 끼워 넣었다. 예산 규모가 크지 않을지라도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다국적 IT 기업이 바로 진입하게 됐으니 국내 기업으로서는 충격이다.

정부 논리에 수긍이 간다. 지금 클라우드 시장 상황상 뛰어난 기술력과 시장 장악력을 가진 다국적 클라우드 사업자의 협력 없이는 시장 확산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는 취지다. 프랑스 도움으로 지금의 고속철도(KTX)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선진기술 도입과 더불어 국내 시장도 보호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가 남았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은 그만큼 우리 클라우드 산업 기술력·경쟁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업계도 수긍할 만큼 우리 경쟁력은 취약하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시장 보호와 해외 협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냉철한 판단과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정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시장을 외국 기업에 통째로 내줘서는 안 된다는 의식은 정부가 더 강하다. 기업이 노력해야 한다. 시장은 정부가 아닌 기업이 만드는 것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