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와 힘 합친 STS반도체통신, 후공정 사업 확대 채비…워크아웃 졸업 눈앞

보광그룹에서 SFA로 계열이 바뀐 반도체 후공정 기업 STS반도체통신이 워크아웃 졸업 채비를 마치고 경영 정상화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냈다. 높아진 반도체 후공정 기술 난이도와 원가 경쟁력 확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후공정 아웃소싱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어 필리핀 생산설비 확충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STS반도체통신을 인수한 장비기업 SFA는 지속적으로 후공정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디스플레이·물류자동화 설비기업 SFA(대표 김영민)와 반도체 후공정 기업 STS반도체통신(대표 전병한 김길연)은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합동 기업설명회를 열고 워크아웃 중인 STS반도체통신 경영 정상화 방안과 사업 시너지에 대해 설명했다.

STS반도체는 칩 디자인을 마친 웨이퍼를 잘라 밀봉하고 PCB 기판과 연결하는 등 조립·검사를 담당하는 후공정 전문기업이다.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모두 다루며 멀티칩패키지(MCP), 리드 대신 솔더볼 어레이를 사용하는 FBGA 패키지, TSOP(씬스몰아웃라인패키지) 기술이 강점이다.

국내 순수 후공정 기업 중 유일하게 범핑, 패키징, 테스트 공정을 턴키로 제공하는 인프라를 갖췄다. 범핑, 플립칩, 16단 칩 적층 등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술 역량을 확보했으며 삼성전자가 주 고객사다.

반도체 시장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지난해 매출 3356억원, 영업이익 333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했으나 대주주였던 보광그룹 계열사 BKE&T와 코아로직 등에 대한 지급보증 채무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해 지난 6월 급작스럽게 워크아웃을 결정했다. 이후 SFA가 인수해 보광그룹에서 분리했다.

SFA 인수로 STS반도체통신은 시가총액 3000억여원 규모 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지금까지 SFA가 총 1334억원 투자를 집행했고 기존 발행한 전환사채(CB) 인수분 106억원어치 지분까지 확보하면 지분율은 29.9%에서 32.5%까지 증가한다. 1년 후 전환·행사 가능한 CB와 신주인수권부채권(BW)까지 포함하면 44.6%까지 지분이 늘게 된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졸업 여부와 무관하게 경영에 관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SFA 투자로 STS반도체통신은 정상적 부채비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워크아웃 직전 기준 부채비율 629.3%, 금융부채비율 542.2%였으나 SFA 자본 확충 후에 최종적으로 각각 172%, 143%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통상적 기업 부채비율을 200% 수준으로 보는 것을 감안하면 재무구조가 완전히 정상화되는 셈이다.

경영 정상화를 앞둔 STS반도체는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채비를 갖추고 있다.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다소 부족한 생산설비 확충도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김영민 SFA 대표는 “전략적으로 후공정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테스트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체 사업 영역의 ROI를 검증하고 투자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원가 경쟁력이 높은 필리핀 현지법인(PSPC)을 중심으로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생산량을 두 배가량 늘리면 기존 설비 부족 문제를 해결하게 돼 대형 물량도 쉽게 소화할 수 있게 된다.

전병한 STS반도체통신 대표는 “범핑 설비 투자는 실질적으로 비메모리 물량을 키우기 위한 것이며 앞으로도 이 분야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며 “범핑부터 테스트까지 턴키로 서비스하는 체계를 갖춰 국내외 대형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FA는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추가 인수합병 기회를 계속 모색한다.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전공정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김영민 SFA 대표는 “후공정 패키지 공정 라인을 자동화하면 품질 균일성을 높이게 돼 생산성은 10% 이상, 품질 지수는 20% 이상 개선하고 설비 투자비 절감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며 “STS반도체에서 검증받은 새로운 장비를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사업화하고 궁극적으로 반도체 전공정 장비 사업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경쟁력 있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 기업을 인수합병 하기 위해 기회를 모색 중”이라며 “후공정 사업을 확대해 시너지 효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SFA와 STS반도체통신 실적 추이 (단위: 억원)>


SFA와 STS반도체통신 실적 추이 (단위: 억원)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