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프트웨어(SW) 기업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전환을 돕는다. 해외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국산 SW를 유통한다.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등 기술협력을 통해 국산 상용SW의 SaaS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도 클라우드 관련 신규사업으로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에 국내 SW를 올리는 작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기획재정부 확정으로 약 14억원 예산이 추가 확보됐다. 업계에서는 많은 예산은 아니지만 SaaS 전환을 고민하는 SW업계에 마중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부는 지난 5월에도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 사업으로 SaaS 전환을 독려했다.
국산 SW를 SaaS로 전환해 서비스하는 방안은 또 다른 SW 수출전략으로 주목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아마존웹서비스(AWS)·오라클 등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유통해 수출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올해 오피스 SW·전사자원관리(ERP) 등 국내 대표 SW가 SaaS 전환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프라웨어 폴라리스오피스는 AWS 플랫폼으로 유통된다. 세계 가입자 수 3000만명 확보를 눈앞에 뒀다. 영림원소프트랩도 MS 애저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이 한창이다. 영림원소프트랩 관계자는 “MS 애저에 올려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하면서 세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 마케팅으로 인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정부는 국산 SW가 해당 플랫폼에 안정적으로 올라가도록 API 연동 연구개발(R&D)·시스템 최적화 등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 관계자는 “글로벌 플랫폼에 SW를 올려 SaaS로 유통시키는 비용과 일부 기술 지원이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업무 협력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aaS가 클라우드 분야 가운데 가장 빨리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판단이 정부 SaaS 전환 지원 배경으로 풀이된다. 해외 클라우드 플랫폼에 비해 서비스형인프라(IaaS) 분야는 경쟁력 확보가 더디다. 이에 비해 SaaS는 스펙트럼이 넓은 우리 국산 SW 상황에 적합하다. SaaS 전환이 가속화되면 기존 구축형 과금 방식에서 구독(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바뀌는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업계에서는 “해외 IaaS 사업자를 통한 SW 수출이 플랫폼 주도권 내주기에 단초가 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국산 SW가 해외 플랫폼에 올라가는 사례가 많을수록 국내 IaaS 사업자가 힘을 잃는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자가 폐쇄적 API 정책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국내 SW의 플랫폼 의존도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부문별 클라우드 매출액 현황(단위:억원) (자료:정보통신산업진흥원)>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