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까지 중국 국경절 연휴가 시작됐다. 국내 공항은 중국인 관광객 ‘유커’가 물밀듯이 들어오고 있다. 정부는 최대 20만명 유커가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커 방한이 늘면서 국내 면세점과 백화점 등 주요 유통채널은 코리아그랜드세일과 함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14일까지 진행한다.
국내 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월평균 51만명이 꾸준히 입국하면 긍정적 효과가 생기고 54만명이면 국내 성장률을 0.2%P 올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주식시장은 화장품·의류업종을 중심으로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전자업종에선 전기밥솥 등 소형가전을 생산하는 업체가 주목된다. 여행경비의 70%를 쇼핑에 투자하는 유커 특성상 올해 국경절 기간에도 국내에 위안화가 대거 풀릴 것으로 보인다.
긴 연휴로 인한 차이나머니 지출을 유도하기 위해 금융권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 발급사업자인 비씨카드는 국경절을 맞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결제금액대별 사은품 제공, 업종별 추가 혜택 마케팅을 시작했다. 서울 명동·강남·동대문과 제주, 부산 등에서 유니온페이 카드 결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500만원대 상품을 지급한다. JCD면제점 등 면세점업계는 구매 금액대별로 할인권과 사은품을 준다.
삼성카드는 14일까지 백화점·할인점 등 주요 가맹점에서 캐시백,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펼친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의 주요 참여 업종인 백화점·할인점·온라인쇼핑몰·편의점에서 삼성카드로 결제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1000명을 선정해 캐시백 행운을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무이자 할부, L.POINT 적립, 상품권 증정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한달 간 온라인, 항공, 여행, 건강식품 업종에 최대 5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면세점도 포함한다. 하나카드 역시 연간 110만명의 중국관광객이 방문하는 워커힐면세점에서 ‘위챗페이먼트’ 결제서비스를 확대한다. 또 국경절 연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위챗페이먼트로 결제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사은품 제공, 캐시백 혜택, 할인쿠폰 제공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외국인이 소비한 신용카드 지출액(5조4000억원) 중 절반(56.4%) 이상이 중국관광객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3조400억원의 카드 결제 지출액을 기록해 2위 일본보다 4배 이상 더 돈을 쓰고 갔다.
국경절 차이나머니 유입으로 메르스 여파와 대내외 경제 둔화로 침체된 한국 소비심리를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증시에서는 ‘유커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커에게 메르스 진정, 대규모 할인, 유류비 감소, 우호적 환율이 부각되면서 한국이 다시 매력적인 여행지로 부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직접적인 수혜 업종은 화장품과 의류로 유커가 가장 선호하는 품목이다. 특히 이들 업종은 최근 5년간 국경절 기간 평균 주가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각각 3.6%P, 3.3%P 상회했다. 다만 화장품, 의류업종에 관심을 갖더라도 종목은 안정적 수익확보가 가능한 대형주를 주목해야 한다.
김대준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혼조세가 지속되고 있어 어느 때보다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 방어가 중요하다”며 “유커 모멘텀이 발생하겠지만 수혜주 선택은 기존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높이지 않는 수준에서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