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TDD 급부상 왜...데이터전송 효율적이고 해외 시장진출 기회까지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시분할다중접속(TDD) 방식 도입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동통신 트래픽 폭증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기존 주파수분할다중접속(FDD) 방식만으로는 트래픽 폭증 사태 해결이 어렵다는 근본적 인식 때문이다.

우리나라 모바일 트래픽은 8월 한 달간 16만테라바이트(TB)를 넘어섰다. 이는 2013년 12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에서 예측한 13만1965TB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올해 월평균 모바일 트래픽은 13만7871TB였다. 트래픽 폭증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일상이 됐다는 의미다. 트래픽이 주파수 수용능력을 넘어서면 이동통신 끊김 현상이 일어나거나 심하면 먹통(블랙아웃)이 될 수 있다.

박덕규 목원대 정보통신융합공학부 교수는 “지금 이대로 두면 블랙아웃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올해 경매로 주파수를 공급하면 상황이 다소 나아지겠지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매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2.1㎓ 대역 일부를 제외하면, 올해와 내년 사이 이동통신 3사에 경매가 예정된 주파수는 대략 140㎒ 폭이다. 제4 이동통신이 2.5㎓ 대역(TDD)을 선택한다고 가정하면 매물로 나오는 140㎒ 폭 모두가 FDD 방식이다.

아직 국내에서 이동통신용으로 사용되지 않는 TDD가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이유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미래부 국정감사에서 “와이브로에 할당된 2.3㎓ 주파수를 조속히 TDD 용도로 바꿔 통신업계에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2.3㎓ 대역은 핵심 TDD 주파수다. 총 60㎒ 폭(상하향 기준)을 KT와 SK텔레콤이 와이브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 40㎒폭 가운데 보호대역을 제외한 30㎒ 폭이 용처 없이 비어 있다. 3.5㎓ 대역 160㎒ 폭도 유력한 TDD 주파수다.

상향(업로드)과 하향(다운로드)을 정해놓는 FDD와 달리 TDD는 데이터 이용환경에 맞게 상향과 하향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 트래픽 폭증 상황에 대비하는 데 효과적이다.

김남 충북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업로드와 다운로드가 비대칭적으로 이뤄지는 환경에서는 TDD가 데이터 전송에서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TDD 주파수가 이동통신용으로 할당되면 통신장비 업계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롱텀에벌루션(LTE)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급격히 위축된 국내 이동통신시장에 새로운 투자요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중국, 인도 등 해외에서 TDD에 대규모 투자가 일어나는 것도 고무적이다.

박덕규 교수는 “FDD와 TDD를 동시에 지원하는 단말기가 나오고 있어 TDD를 도입하더라도 일반인이 통신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해외에 큰 TDD 시장이 열린 만큼 우리 장비업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기술개발 기반(내수시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부는 TDD를 이동통신에 할당해야 한다는 원론적 방침에는 찬성하면서도 단계적 접근안을 내세우고 있다. 제4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 등 당면 현안을 우선 처리한 뒤 TDD 할당 문제를 다루겠다는 방침이다.

전성배 미래부 전파정책국장은 “2.3㎓ 주파수는 80만명 넘는 와이브로 가입자가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보호 대책을 마련한 뒤 용도전환을 추진할 것”이라며 “FDD 140㎒ 경매 문제를 처리한 뒤 단계적으로 TDD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