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보급형 올레드 TV

서형석 전자자동차산업부 기자
서형석 전자자동차산업부 기자

TV 구입을 고려하는 지인이 “40인치 올레드 TV를 구입하고 싶다”고 물었다. 은퇴 후 집을 줄여 이사를 할 예정인데 55인치도 부담스런 눈치였다. ‘TV 화면은 클수록 좋다’는 얘기를 하려다 ‘보급형 올레드를 원하는 소비자도 있구나’하는 생각에 그만뒀다.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OLED). LG디스플레이가 패널을 만들고 LG전자가 TV 완제품을 내놓은 ‘꿈의 디스플레이’다. 자체발광, 리얼블랙 등 올레드에는 ‘명품 TV’ 칭호가 따른다.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가 꿈꿨던 걸 LG가 대량 생산, 상품화에 성공했다.

LG전자는 55·65·77인치 제품을 ‘프리미엄군’으로 묶어 판매한다. 가격을 많이 낮췄지만 풀HD(1920×1080) 해상도 55인치 모델을 구입하려면 여전히 300만원 가까이 지불해야 한다. 올레드가 LCD보다 가격이 높은 건 현재 기술수준에서 당연하지만 ‘꿈의 화질’을 모두가 누리기에 역부족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40인치 대 올레드 TV가 나온다면 어떨까. 적어도 가격 앞자리 수는 2에서 1로 바뀔 것이다. 꿈의 TV를 누리는 소비자가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언젠가 삼성전자도 ‘OLED TV’를 들고 나올 거라 예상되는 상황에서 ‘보급형 올레드’는 시장을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커브드(곡면)’로 시장에 바람을 일으켰다. LCD 패널을 구부렸을 뿐이지만 삼성전자가 강조한 ‘몰입감’은 소비자에 통했다. 커브드 TV 가격 앞자리가 1로 바뀌며 풀HD 해상도도 충분하다고 느낀 소비자가 지갑을 열었다.

더욱 공격적인 올레드 드라이브를 보고 싶다. 중국 업계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올레드는 우리 TV·디스플레이 업계의 절대 우위 사수를 위한 현존하는 마지막 카드다. 완제품·부품·소재·장비 업계가 모두 살기 위해서라도 올레드 확산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

다방면으로 ‘40인치 올레드 TV’에 대해 취재 했지만 뚜렷한 소식은 없다. LG전자는 내년에도 올레드 TV 모델을 대형·프리미엄군으로 운용할 것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분명한건 올레드 TV는 사치품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명품과 프리미엄은 결코 사치와 동일시되는 단어가 아니다.

서형석 전자자동차산업부 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