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는 한국이 가입하지 않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국익을 고려하면서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정부가 참여 기회를 놓쳤다는 실기론에는 “진행상황을 면밀히 주시했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황 총리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이 TPP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총리가 TPP 관련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황 총리와 비슷하게 참여를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황 총리는 “TPP에 불참하면 발효 10년 후 실질적 GDP가 0.12%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이전부터 TPP에 관심 표명했고 협상동향을 살펴보면서 참여여건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국익을 전반적으로 고려하면서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주력하느라 TPP에 참여하지 못했다는 실기론 지적은 에둘러 부인했다. 황 총리는 “정부는 TPP 체결를 계속 주시했고, 관계국 10개국과 FTA를 체결해 실질적 협력이 유지되도록 했다”며 동의하지 않았다.
황 총리는 TPP 질의에 답하면서 구체적 설명은 피해 지적받았다. 일부 의원은 황 총리 원론적 답변 태도를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황 총리가 “계속 주시하고 있다”는 말을 반복하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황 총리는 “듣기 거북하다”면서도 추가 설명은 하지 않았다.
황 총리는 국회 비준 절차를 밟고 있는 한·중 FTA 조기 비준·발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중 FTA가 발효되면 제조업에서 3000여개, 서비스업에서 5만1000여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중 FTA가 올해 발효되면 즉시 관세가 인하되고 내년 1월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며 연내 발효 중요성을 설명했다.
한·중 FTA로 일부 업종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황 총리는 “기본적으로 피해 산업이 농수산물로 생각된다”며 “피해보전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황 총리는 섬유·의류 등 노동 집약적 제조기업도 중국 제품 수입 확대로 부정적 여파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취약산업에 융자, 선제 기술개발 지원 등으로 경쟁력 제고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군 사이버전 대응 역량 부족 지적도 나왔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 군 사이버사령부 전문성과 인력은 우려스러울수록 미약하다”며 “지금보다 인력·예산을 2~3배 증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총리는 “정보통신기술(ICT)이 많이 발전했지만 사이버 보안은 많은 관심을 못 기울였다”며 “올해 중요성 인지하고 보안 인력 확충, 시스템 확보 문제를 같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반적 점검으로 사이버 보안을 확고하게 하겠다”고 답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
이호준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