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기업 간 플랫폼 협업 모델이 주목받는다. 자사 SW와 다른 기능을 제공하는 타사 SW를 하나의 플랫폼에 함께 얹어 고객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고객은 업무환경에 맞는 여러 SW를 통합 솔루션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18일 SW업계에 따르면 고객 요구에 맞춰 자사 SW는 물론이고 타사 SW까지 탑재할 수 있는 플랫폼 방식 사업 모델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플레시온은 최근 일본 의료보험청구심사시스템을 일본에 수출했다. 회사는 일본 시장에 구축한 의료정보시스템을 플랫폼 삼아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창출한다. 심상익 플레시온 대표는 “의료 정보 데이터를 토대로 전자의무기록(EMR)·맞춤형 헬스케어 솔루션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의료보험청구심사시스템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헬스케어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리포팅 툴 전문업체 클립소프트와 협업 경험이 있는 플레시온은 다른 기업과 협업 사례를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탑재할 방침이다.
대규모 가입자 기반 오피스 플랫폼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도 있다. 인프라웨어는 클라우드 오피스 SW ‘폴라리스 오피스’에 그룹웨어·기계학습 등 솔루션을 추가할 계획이다. 3000만명에 육박한 폴라리스 오피스 사용자를 대상으로 기업용 SW를 제공하는 토대를 닦았다. 가입자가 5000만명 수준까지 늘면 본격적인 플랫폼 사업을 진행한다.
인프라웨어 관계자는 “내년에 목표 가입자 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피스 플랫폼을 토대로 부가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하도록 기업 간 협업 모델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인프라웨어가 준비하는 플랫폼에 SW를 공급하면 해외시장 진출 효과도 본다. 폴라리스 오피스 가입자 90%가 해외 사용자기 때문이다. 최근 핸디소프트가 인프라웨어와 오피스 솔루션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사용자환경·경험(UI·UX)시장에서도 이름을 떨치는 투비소프트도 협력사 생태계를 묶는 패키지 서비스 사업 모델을 준비한다. 김형곤 투비소프트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SW와 뷰를 한번에 제공받길 원한다”며 “우리뿐 아니라 협력사 제품을 통합 서비스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비소프트는 내년부터 본격 통합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플랫폼을 통한 SW 기업간 협업 모델이 새로운 동반성장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SW 제품 스펙트럼이 넓은 국내 시장에서 독자적 사업보다는 통합 솔루션 제공이 경쟁력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SW 플랫폼 사업 대부분이 해외시장을 염두에 뒀다”며 “기업 간 협업으로 국산 SW 수출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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