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 활짝 웃었던 정유업계가 다시 울상이 됐다. 2분기까지 강세를 보였던 정제마진이 3분기 들어 급락하면서 수익성도 덩달아 떨어졌다. 정유업계는 최근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동반 회복되고 있어 4분기와 하반기 전체 실적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쓰오일은 3분기 매출액 4조4266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을 기록했다고 19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7조2682억원에 비해 39.1%나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3.9%, 영업이익은 98%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액은 467억원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정유사업도 지난 2분기 온탕에서 3분기 냉탕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유4사는 지난 2분기에만 총 2조5019억원이나 되는 영업이익을 남겼다.
이날 업계 맨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90% 이상 줄어들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실적 감소는 피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상반기 배럴당 6달러대를 오간 정제마진이 3분기 들면서 3달러대까지 떨어졌고, 업계 정기보수로 인한 판매 감소와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다만, 정유업계는 4분기 정제마진과 국제유가가 다시 2분기 수준으로 반등하고 계절적 수요까지 늘면 하반기 전체 상황은 점차 개선될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톰슨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9월 7.8달러로 올라섰고 최근엔 다시 8달러선을 회복했다. 정기보수 등 영향으로 글로벌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우리나라 정유사 구매가격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8월 배럴당 4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최근 반등해 40달러 중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3분기 정유 부문 실적은 유가하락과 정제마진 감소로 2분기 대비 부진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라며 “정제마진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상황으로 4분기 지표가 회복되고 있어 3분기 대비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에쓰오일은 지난 2분기엔 6062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3분기 12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주력인 정유사업이 부진하면서 전체 사업 실적도 하락했다. 정유사업 부문에서 매출액 3조4872억원, 영업손실 17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분기 11.4%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4.9%까지 주저앉았다.
다만 석유화학, 윤활기유사업이 손실을 메웠다. 석유화학 부문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102억원과 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3.8% 증가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매출 3293억원, 영업이익 9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9.0%로 2011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유가 급락으로 판매단가가 하락했고 정기보수로 인해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며 “7, 8월은 부진했지만 9월 이후 수요가 회복하면서 영업손실은 기록하지 않았다”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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