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별 산재된 ICT사업 대대적 재편 예고…CEO 세미나에서 논의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서 계열사별 네트워크·플랫폼·서비스 개편 논의

SK그룹이 3대 성장 축 중 하나인 정보통신기술(ICT)사업을 재편한다. 계열사별로 네트워크·플랫폼·서비스로 구분된 ICT사업을 합치거나 나눈다. ICT사업 재편 방안은 28일부터 3일간 열리는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논의된다.

27일 SK그룹은 28~30일 열리는 CEO 제주 세미나에서 ICT사업 재편 전략을 논의한다. SK그룹은 과거 에너지·반도체·ICT를 3대 성장 축으로 선정한 뒤 에너지와 반도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성공했다.

SK그룹 ICT사업은 네트워크(SK텔레콤), 플랫폼(SK플래닛), 서비스(SK주식회사 C&C사업지주)로 나눠 추진해왔다. 분산된 ICT사업은 국내 시장이 정체되면서 한계를 맞았다. 네트워크 분야가 대표적이다.

업계는 CEO 세미나 후 SK그룹 ICT사업 구조개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SK그룹은 새롭게 형성되는 IoT와 ICT 플랫폼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ICT 분야 그룹 계열사 간 주도권 경쟁도 업계 관심사다. 올해 옛 SK주식회사와 합병해 실질적 지배회사가 된 SK주식회사(옛 SK C&C)의 ICT사업 확대 여부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SK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계열사 간 ICT 분야 사업 재편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며 “이번 CEO 세미나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으로 봤다.

CEO 세미나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임형규 ICT위원장, 정철길 전략위원장, 하성민 윤리경영위원장 등 7개 위원회 위원장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정호·조대식 SK주식회사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주력 계열사 CEO가 참석한다. 전체적으로 그룹 운영체계 진화·발전과 SK 바람직한 기업문화, SK 사회공헌 발전방향 등을 논의한다.

SK그룹의 향후 ICT사업 구조는 구분된 플랫폼과 네트워크,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융합작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의 3C 기반 생활가치 플랫폼, 통합 미디어 플랫폼,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플랫폼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중심으로 네트워크와 플랫폼 등을 묶겠다는 의도다.

신속한 해외사업 추진에도 분산된 ICT사업 구조는 걸림돌이다. SK주식회사는 중국 혼하이그룹과 협약을 체결, 폭스콘 공장에 적용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추진한다. IoT 기반 스마트팩토리 사업 추진에 네트워크 성능이 필요하다. 다양한 서비스 창출을 위해 플랫폼도 요구된다. 박정호 SK주식회사 사장은 “ICT 기반 사업과 풍부한 SK주식회사 재원으로 글로벌 사업형 지주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ICT 기반의 다양한 융합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